길정우 "北 개성공단 잠정폐쇄는 얕보지 말라는 메시지"

"대남담당 비서가 극단적 조치 발표한 것은 녹록치 않은 상황"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후보 시절 대북 정책을 담당했던 길정우 새누리당 의원이 북한의 개성공단 잠정폐쇄 조치가 "북한을 얕보지 말라는 메시지"라고 주장했다.

 

길 의원은 9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김정은 정권이 한국의 새정부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상대로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길 의원은 "객관적으로 볼 때 북한이 경제적으로 굉장히 어렵고 식량 부족 사태로 국제 사회가 다 북한을 보고 있지만 적어도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무기 개발을 하고 있다"며 "적어도 경제문제에 있어선 약점이 있을지 모르지만 국가나 정권 자체로 봐서는 나름대로 큰 목소리를 낼 만한 위치에 왔다는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길 의원은 또 우리 정부가 북한의 개성공단 완전 폐쇄까지 염두해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 금강산 민간인 피살 이후 금강산 관광이 북한에게 현금이 들어가는 좋은 사업이라 생각했지만 결국은 금강산 관광이 완전히 폐쇄됐다"며 "개성공단 사업도 북한에도 득이 되는 사업이라고 자꾸 얘기하는 것이 오히려 북한을 자극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향후 남북관계 진정을 위해서는 "북한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리적으로 얕보는 것과 경제적인 수치를 통해 얕보는 것과 북한이 주장하는 국제 사회 속에서의 역량을 인정하는 것, 그것을 인정해야 우리가 현실을 직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길 의원은 전날 발표를 김양건 대남당당 비서를 통해 이뤄진 것을 두고 "군부의 많은 목소리, 큰 목소리에 의해 대남담당 비서가 극단적인 조치를 발표하게 만드는 상황"이라고 평가하며 "녹록한 상황이 아니지 않나 본다"고 우려했다.

 

길 의원은 그러면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날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지금 상황에서대화가 별로 소용이 없는 것 같다"는 발언에 대해 "장관의 얘기는 협상을 염두한 대화를 얘기하는 것"이라며 "대화를 제안하고 박 대통령의 남북정책 등을 설명해줄 수 있는 메신저를 보내자는 말"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50년 전에 쿠바 미사일 위기 사태가 발생했을 때 케네디 대통령과 흐루시초프 간에 300여 차례의 비밀 접촉을 통해 극한 상황을 막았다"며 "극한 상황으로 가지 않도록 양국 정상간의 긴밀한 비밀 접촉이 계속 있었다"고 미국의 예를 들며 대화 중요성을 설파했다.

 

그는 우리 정부의 침착한 대응에 대해선 "정부가 차분하게 대응하기 때문에 그나마 국민들이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우발적인 충돌이 확대될 가능성까지 염두한 정부의 대책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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