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펀드와 증시가 무너지면서 최고의 재테크 수단으로 꼽혀왔던 정기 예금. 안정성과 연8% 이상의 이자 수익을 보장하면서 블랙홀처럼 시중 자금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경기 부양을 위해 전세계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정기 예금의 매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까지 내리면서 은행들도 정기예금 금리를 서둘러 내리거나 내릴 계획이다.
이제 정기 예금만으로 재산을 불리기는 어려운 때가 왔다.
◇ PB “위험자산에 한쪽 발만 담궈라”
은행 PB들은 이와관련해 정기 예금 금리가 갈수록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떨어트릴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PB들은 더 이상 안정성에만 집착하지 말고 조심스럽게 주식, 펀드 등에 투자를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단지 조심스럽게 한쪽 발만 담그라고 당부했다.
시장이 너무 뜨겁다면 화상을 입기 전에 재빨리 발을 빼기 위해서다.
이관석 신한은행 PB 팀장은 “리보 금리나 회사채, 양도성 예금증서(CD)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유동성 경색이 풀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지금까지 막혔던 유동성이 풀리고 돈이 갑자기 풀린다면 주가와 원자재 가격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 팀장은 “만약 위험 자산의 비중이 0%라면, 10~20%까지 늘릴 때”라고 조언했다.
주식 매매에 자신이 없으면 우량주와 성장주 펀드, 우량기업 채권 펀드, 인덱스 펀드 등에 적립식으로 분할 매수하기를 권했다.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 세계 경기가 살아난다고 가정하면, 지금부터 미리 시작해야 큰 결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성율 국민은행 PB팀장은 “저금리 기조가 상당히 길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안전자산을 조금씩 옮기는 작업을 해야한다”며 “간접방식으로 국내와 해외의 안정적인 상품에 조금씩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든 PB은 입을 모아 안전자산에서 완전히 빠져나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아직 미국 자동차 업체 빅3 등 불안요소가 남아있어 완전히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위험자산에 투자하기가 꺼려진다면 머니마켓펀드(MMF), CD 등 단기 금융 상품에 투자했다가, 경기 바닥을 확인한 후 투자를 시작하는 전략도 좋다고 말했다.
◇ “예금 가입 서둘러라”
정기예금 금리가 떨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투자 매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PB들은 설명했다.
여전히 물가 상승률보다는 높기 때문이다.
PB들은 실질 금리가 완전히 떨어지지 않은 이번 연말과 연초가 정기 예금에 가입할 마지막 기회라고 설명했다.
아직 금리를 내리지 않은 정기예금 상품을 판매하는 은행이 많기 때문이다.
신기현 산업은행 개인고객부 팀장은 “은행들이 돌아가면서 특판도 하기 때문에 아직 높은 금리를 주는 정기 예금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특히 새로 개설하는 지점이 자금을 모으기 위해 고금리 주는 경우를 적극 이용하라고 말했다.
신 팀장은 “은행들이 지점을 줄이는 추세지만 전략적인 지점 확대는 계속되고 있다”며 “산업은행만 해도 개인 고객을 위한 지점을 늘리고 특판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여유 자금이 있다면 세금우대 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내년부터 세금우대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한도가 절반으로 줄기 때문이다.
김인응 우리은행 PB팀장은 “내년부터 세금우대 저축은 이제까지의 절반수준인 1000만원으로 제한된다”며 “세금우대액수도 적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인 자금 운영을 하고 싶은 사람은 올해가 가지 전에 세금우대 저축에 가입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