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상장사 주식지분 가치가 증시 사상 처음으로 12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을 제외한 10대그룹 가운데 지분가치가 오른 총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유일했다.
14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자산 순위 10대그룹 총수가 보유한 주식 지분가치를 지난 13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이건희 회장은 12조102억원으로 조사됐다.
국내 증시 사상 개인의 주식지분 가치가 12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 회장이 처음이다.
이 회장의 지분가치는 지난해 2월13일 9조1555억원이었지만, 불과 1년 만에 31.2%, 금액으로는 2조8547억원이 증가했다.
이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지난 2010년 5월 삼성생명을 상장한 직후 10조원을 돌파했으나 이후 주식시장이 하락하면서 8조원대로 급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세에 힘입어 지난해 11조원대로 올라선 뒤 3개월여만에 12조원대에 진입했다.
이 회장의 지분가치가 급증한 것은 지분이 많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주가가 급등한 영향이 컸다.
이 회장이 3.38%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전자 주가(종가 기준)는 지난해 2월13일 108만3000원에서 이 날 148만7000원으로 37.3% 상승했고, 이 회장이 20.8%의 지분을 가진 삼성생명도 8만6300원에서 10만7000원으로 24%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005.74에서 1976.07로 1.5%가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10대그룹 총수 가운데 이건희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총수들의 지분가치는 일제히 하락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1조7488억원에서 이 날 1조9107억원으로 9.3%(1619억원)이 늘었다.
주식부호 2위를 달리고 있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엔저 쇼크'로 현대자동차 등 계열사 주가가 하락하면서 지난해 6조8717억원에서 이 날 6조5594억원으로 1년 전보다 3123억원이 감소하면서 4.5% 하락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지분가치도 2조3304억원에서 2조170억원으로 3134억원이 줄어 1년 사이 13.4% 떨어졌다.
특히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현대중공업 주가가 급락하면서 지난해 2조5353억원에서 이 날 1조5937억원으로 무려 9416억원이 허공에 증발했다. 조사대상자 중 가장 높은 37.1%의 감소율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1조4321억원에서 1조2104억원으로 2216억원(-15.5%),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9730억원에서 6287억원으로 3443억원(-35.4%)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977억원(6622억원→5645억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845억원(4110억원→3265억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305억원(1411억원→1106억원)이 각각 감소해 14.8%~21.6%의 두자릿 수 감소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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