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일요일에 문을 닫는다는 얘기는 들어봤지만 평일에도 영업을 안 한다는 얘기는 처음이다. 마트에서 그날 그날 장을 봐서 장사를 하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어쩌라는 말이냐.."
"마트 쉬는 날이 일요일인지 수요일인지 정확한 기준이 없으니 자꾸 헷갈리게 된다. 요즘 같이 추운 날 조금 싸게 사겠다고 먼 길 돌아갔다가 헛걸음하면 짜증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나.."
전국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 총 1200여개 점포가 12일부터 휴무를 실시한 가운데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다시 일요일 영업을 규제하는 조례를 적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소비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이마트는 전국 147개 점포 중 111개 점포가, 홈플러스는 133개 점포 중 99개 점포가, 롯데마트는 100개점 중 79개 점포가 이날 자율휴무에 들어갔다.
기업형 슈퍼마켓도 일제히 자율휴무를 실시한다. 롯데슈퍼는 전국 473개 점포 가운데 314개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349개 점포 중 291개가 쉰다.
이날 자율휴무를 실시하는 대형마트와 SSM은 전체 점포의 70%가 넘지만 지자체 조례에 따라 둘째 주와 넷째 주 일요일에 의무휴업을 하는 점포는 정상영업을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작 소비자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지역에 따라 혹은 지자체에 따라 대형마트와 SSM의 휴무일이 수요일과 일요일로 서로 다르고, 지자체 조례 적용에 따라 계속 상황이 변하기 때문이다.
또 일부 SSM 가맹점들이 본사의 12일 휴점 권고에도 그대로 영업을 강행하기로 해 소비자들로서는 어떤 점포가 어느 요일에 휴점을 하는 지 정확한 기준을 찾기가 모호한 상황이다.
이날 서울 지역에서 일요일 의무휴업을 시행하고 있는 지자체는 강동, 강서, 금천, 동대문, 서대문, 성동, 양천, 영등포, 종로, 용산 등 총 10곳이다.
최근 한 달 사이 성동, 양천, 용산구가 대형마트 의무휴업 재개에 나섰고, 내년 1월 의무휴업 시행을 앞둔 지자체도 8곳이나 돼 일요일 영업제한을 받는 대형마트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 뿐 아니라 울산 동구와 북구, 경남 진주 등 지역에서도 일요일 의무휴업 지정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형마트 관계자는 "중소상인들과 상생협력 차원에서 월 2회 자율휴무를 시행하기로 했지만 지자체의 일요일 의무휴업이 겹칠 경우 둘째·넷째 주 수요일과 일요일 모두 문을 닫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대형마트와 중소상인단체, 정부와 지자체 등이 함께 논의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대형마트의 정례적인 휴업 날짜가 확실히 정해지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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