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성 CP발행' LIG그룹 오너 일가 첫 공판 열려
법원 "주 1회 집중심리"..투자자들 "구자원 구속하라" 시위
2012-12-12 13:29:10 2012-12-12 13:35:39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2200억원대 사기성 기업어음(CP)를 발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구자원 LIG그룹 회장(76)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첫 공판이 12일 열렸다.
 
사기성 기업어음(CP)으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과 LIG그룹 관계자들 200여명은 이날 재판의 방청권을 받으려고 공판이 열리기 한시간 전부터 법원 로비에서 줄을 서 기다렸다. 방청권을 배분받지 못해 법정에 들어가지 못한 투자자들도 수십명에 달했다.
 
재판이 시작되기 5분 전쯤 법원 직원이 "방청권을 받지 못한 분은 밖으로 나가 달라. 방청권을 확인할테니 제시해달라"고 말하자, 피해자들이 "9시부터 기다렸다. 피해자들인데 재판도 못보게 하느냐. 재판에 관련 없는 사람을 나가게 하라"고 고성을 질렀다.
 
이 때문에 방청권 확인 절차는 무산됐고, 법원 직원은 "정숙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검찰은 구 회장 등의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밝혔지만, 변호인 측은 기록검토를 끝내지 못한 상태라서 본격적인 법리 공방은 다음기일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 측은 지난달 23일 검찰의 공소사실 주장에 대한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재판장 염기창)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은 "구 회장 등은 LIG건설이 회복 불능의 부도상태에 직면하자 지분 회수 전에 LIG건설이 부도처리되는 일을 막으려 CP 발행, 자산유동화 CP발행, 회계 분식 등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의 배상 문제도 시급하다. 집중심리로 재판을 진행헤 6개월 이내에 1심 재판이 마무리 되길 바란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재판부는 "공판준비와 관련된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주 1회씩 하루 내내 집중심리로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고, 변호인은 "집중심리로 진행하는 것에 반대의견은 없지만, 방대한 수사기록을 처음 접하는 피고인의 방어권도 염두해 달라"고 말했다.
 
다음 달 17일 오전 10시부터 열리는 구 회장 등의 두 번째 공판기일에서는 공소사실에 대한 변호인 측 의견을 듣고, '수사기록 증거 동의여부' 절차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1시간 20분 가량 진행된 재판이 끝나자  투자자들은 법정 밖으로 나가 "불구속 기소된 구자원을 구속하라, 구본엽을 엄단하라"고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앞서 검찰은 상환능력이 없음에도 자금 확보를 위해 2200억원 규모의 사기성 CP를 발행한 혐의 등으로 LIG그룹 최대주주인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42)을 구속 기소하고, 아버지인 구 회장과 동생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40)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오너일가와 함께 사기성 CP발행을 공모한 오춘석 LIG 대표이사(53)와 정종오 전LIG건설 경영본부장(58)을 구속 기소하고 재무관리팀 직원 등 2명을 불구속해 LIG그룹 관계자 7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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