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효성(004800)이 3분기 중공업 부문에서 깜짝 실적을 기록하면서 7분기 만에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파생상품 이익과 중국 자회사의 자산 매각에 따른 일회성 효과를 빼면 영업 부문에서는 여전히 지난 2분기와 비슷한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나 응급조치에 불과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효성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 108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또 전분기에 비해서는 영업이익이 무려 22.7%나 급증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은 효성의 전체 매출에서 20%대의 비중을 차지하는 중공업 부문에서 불황의 여파를 딛고 회복 조짐을 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공업은 올 3분기 5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가까스로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 1분기부터 6분기째 내리 적자를 기록하다가 7분기 만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2010년과 비교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시장 기대치와는 여전히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당해 연간 영업이익은 1687억원으로, 분기당 평균 420억원의 흑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그 규모가 미미하다.
이는 2010년부터 시작한 전략적 수주 물량이 발목을 잡은 탓이란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해외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원가 이하로 물량을 수주한 것이 부메랑이 되면서 실적에 부담을 줬다는 얘기다.
효성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외시장에 진출하가 위해서는 레퍼런스가 필요하다"며 "납품실적, 수주경험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전략적 수주 물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올 3분기 역시 전략적 물량이 실적에 반영됐다. 다만 일회성 이익 증가에 따라 여기에서 비롯된 적자가 상쇄되면서 흑자를 낼 수 있었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증권 업계에서는 중공업 부문에서 파생상품 이익 약 320억원과 자산매각 이익 200여억원을 합해 총 520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나왔을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 효성도 지난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흑자전환한 것은 맞지만 2분기 대비 수익성은 하락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중공업 부문의 실질적인 실적 턴어라운드는 4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회사 자산 매각과 파생상품 이익 때문에 3분기에 흑자를 기록한 것"이라며 "수주 이익률이 낮은 저가성 수주 물량이 상당 부분 소진됐으므로 지난해 3분기부터 받은 선별적 수주가 매출에 반영되면 수익성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내년은 지난 2년 동안의 손실을 회복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정권교체로 중국은 신규 발전 설비 수요, 미국은 교체 수요에 대한 발주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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