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경기불황이 장기화하고 가계살림이 어려워지면서 보험을 해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보험가입자의 해약율을 나타내는 유지율이 올 들어 급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유지율이란, 해당 시점을 기준으로 보험계약이 체결되고 1~2년 뒤 해당 보험계약이 얼마나 해약되지 않고 유지되는지를 비율로 표기한 수치다. 보험 업계에서는 보통 계약한 지 1년 후인 13회차, 2년 후인 25회차 유지율을 산정한다.
9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4~9월)13회차 계약유지율은 메리츠화재가 84.7%로 가장 높았고, 현대해상(81.7%), 동부화재(81.8%), 삼성화재(79.1%), LIG손해보험(78.7%,)이 뒤를 이었다.
25회차 계약유지율은 메리츠화재 73.8%, 동부화재 67.4%, LIG손보 65.4%, 삼성화재가 65.3%을 기록했다. 특히 올 들어 보험상품에 가입한 후 2년 내에 해약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1.8%를 기록했던 동부화재의 2년 이상 계약유지율은 올 상반기 67.4%로 떨어졌고, 현대해상도 73%에서 67%로, 메리츠화재는 79%에서 73.8%로 하락했다.
생보업게도 보험 해약자가 늘어나는 건 마찬가지다.
금융감독원에 다르면 올해 회계연도 1분기(4~6월) 중 생명보험사 보험계약의 실효·해약은 176만6000건, 58조7000억 원에 달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3.1%, 15.1%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시적인 경제적 어려움으로 보험계약을 해지하면 환급금이 납입원금보다 적어 손실을 볼 수 있다"며 "향후 동일한 조건의 보험에 가입하기 어려울 수도 있어 보험 해약보다는 중도인출기능 등을 활용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조언했다.
보험상품은 가입 시점부터 만기 시까지 동일한 비율의 수수료를 납입하는 은행·자산운용사 상품과 달리 보험상품은 계약 체결 수수료 등 사업비가 가입 초기에 집중돼 있어 만기 전 해약 시 원금 손실 위험이 크다.
예를 들면 한달에 20만원씩 1년 동안 보험료를 총 240만원 납부했더라도 이 시점에 보험을 해약하면 대부분의 보험료가 사업비로 쓰여 환급금으로 받을 돈이 20만원이 채 안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경기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서민들의 가계살림이 날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어 당장 돈이 필요할 때 보험상품부터 해약하는 경우가 상당수"라면서 "그러나 미래의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가입하는 보험계약은 1~2년내 가입을 해지할 경우 원금 손실이 크기 때문에 신중하게 판단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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