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8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전날 급락에 대한 부담으로 1080원대 후반에서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전날 국제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미국 재정절벽과 유로존 경기 우려로 주요 통화에 하락했다. 유로·달러는 1.273달러로 저점을 낮추고 1.277달러에 하락(전거래일 종가 대비) 마감했다. 달러·엔은 79.7엔으로 저점을 낮추고 79.9엔에 하락 마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가 부각돼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됐다.
이날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미국이 'AAA 신용등급을 유지하려면 재정 절벽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무디스도 미국이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영향으로 뉴욕증시는 폭락했다. 지난 9월 이후 처음으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의 1만3000선이 붕괴됐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 연임이 확정되면서 상원은 민주당이, 하원은 공화당이 장악하는 기존의 구도가 유지될 전망이다.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기존의 구도가 유지된다는 점에서 대선 이슈가 단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 하락 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말에서 내년 초까지는 재정절벽 이슈가 부각돼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로존 위기가 독일 경제에 타격을 주기 시작했다고 언급해 유로화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실제로 독일의 9월 산업생산은 전달 대비 1.8% 줄어 시장 전망치인 마이너스 0.6%를 큰 폭으로 하회했다. 독일 정부 자문단은 연례보고서를 발표하고 내년 경제 성장률이 0.8%에 그칠 것이라며 재정 긴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기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도 내년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했다. 7일(현지시간) EC는 내년 유로존 경제 성장률을 종전 전망치 1.0%에서 0.1%로 대폭 낮추고 올해 성장률은 종전 0.0%에서 마이너스 0.3%로 내렸다. 내년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예상 경제성장률 평균도 1.3%에서 0.4%로 내려잡았다.
유럽 주요국 증시 역시 어두운 유로존의 경제 전망과 독일경제에 대한 우려, 미국 재정절벽 우려 등이 겹치며 급락세를 나타냈다. 유럽 시황을 반영하는 스톡스(Stoxx) 유럽 6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69p(1.35%) 떨어졌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업체들의 네고물량(달러매도)에 대한 부담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 재정절벽 이슈와 중국 경제 지표의 개선 여부, 위안화 동향 등에 따라 환율은 하락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며 "이번달 들어 위안화 강세가 주춤하지만 아시아 통화들에 대한 롱(매수)플레이가 이어지며 유로화 하락에도 아시아 통화들의 약세는 극히 제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오늘 원·달러 환율은 밤사이 미국 달러화 상승과 어제 급락에 따른 부담 등으로 1080원대 후반에서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선물 예상범위는 1085~1091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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