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통합진보당 사태가 금주에 혁신계의 탈당으로 마무리가 될 조짐이 보인다. 혁신재창당 제안을 거절당한 강기갑 대표의 사퇴 가능성도 훨씬 더 높아졌다.
지난 1일 강 대표의 제안으로 열린 당내 의견그룹 비상연석회의에서 아무런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게 결정타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3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의까지 접점을 찾아보자는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6일 열기로 했던 중앙위원회 개최도 불투명한 모습이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강 대표는 3일 최고위에서 사표를 던지는 카드를 고심하고 있다고 통진당 관계자는 전했다. 이와는 별도로 참여계의 선도 탈당이 단행될 확률도 높아졌다.
"당을 파괴시키는 것이 아니라, 파괴된 당을 파괴됐다고 말하는 것"이라는 유시민 전 공동대표를 필두로 참여계가 집단 탈당하게 될 경우 통합진보당은 '경기동부당'으로 재편될 예정이다.
강 대표의 사퇴와 더불어 인천연합과 민노계 비주류가 당을 떠나고, 분당을 겪은 바 있는 심상정·노회찬 의원 등 통합연대가 탈당한다면 통합진보당은 경기동부연합과 광주·전남연합, 부산연합 등 구 당권파와 그에 동조하는 이들만이 남게 된다.
하지만 아직 탈당 규모가 어떻게 될지 속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인천연합과 통합연대 당원들이 탈당을 유보하고, 민주노총 노조원들 상당수가 탈당에 소극적일 경우 통진당은 이정희 전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단결'을 외치는 구 당권파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통합진보당은 지난해 12월 진보통합 이전의 민주노동당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심상정·노회찬·강동원 의원이 탈당하더라도 정당법 제약을 받는 비례대표 박원석·서기호 의원을 포함한 9석의 의석과 그에 따르는 국고보조금, 제3당이라는 위치 등을 고려하면 '도로 민노당'이 되면서도 구 당권파에게는 '남는 장사'인 셈이다.
'진보정치 혁신모임'을 중심으로 혁신계 각 의견그룹이 단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은 신당 창당에 서두르는 것보다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이라는 통합진보당의 출범 정신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상태다.
지금까지 탈당하거나 당비납부를 중단한 1만명 이상의 당원들 가운데, 참여계나 민노계처럼 특정 조직에 영향을 받는 이들보다 통진당 출범 이후 입당한 이들의 비율이 훨씬 더 높다는 점은 '대중적 진보정당'에 대한 한 줄기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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