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유로존 재정위기 악화를 대비하기 위해 해외DR을 국내원주로 전환한 사례가 지난 2분기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해외DR이 국내원주로 전환된 물량은 총 1857만주로 지난 분기보다 약 110.1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원주가 해외DR로 전환된 물량은 총 489만주로 지난 분기보다 약 32.51% 감소했다.
DR(증권예탁증권·Depositary Receipts)이란 해외투자자의 편의를 위해 국내에 증권을 보관하고 이를 근거로 해외 현지에서 발행해 유통시키는 증권이다.
발행사가 미국시장에서 DR을 발행하면 ADR, 미국시장과 유로시장에서 동시에 발행하면 GDR이라고 한다.
해외DR의 국내원주 전환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안전자산 선호현상 탓으로 풀이된다.
유럽 재정위기 심화에 대한 우려 탓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국내 시장에서 주식 처분 후 현금이나 미 국채를 보유하는 소위 '안전자산 보유 쪽으로의 방향 선회(Flight to Quality)'가 나타난 것이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국내 원주가격보다 상적으로 낮은 해외DR 가격으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DR해지 후 국내시장 매도 전략을 사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DR전환의 감소는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로 전세계 증권시장이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지속되는 현상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제기되지 않는 한 이런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분기 동안의 DR해지와 DR전환 물량을 살펴보면 DR해지의 경우 올 1분기까지 하락 안정세를 보이다가 2분기에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DR전환 물량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DR해지의 급격한 증가와 DR전환의 지속적 감소를 보인 2분기에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순투자가 마이너스(-) 4조5000억원을 기록한 것도 이 탓이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이는 그리스 총선이후 나타난 유로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 특히 유럽계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현상 심화 결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의 경우 지난 2007년 세계금융위기 여파로 주식시장보단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주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DR의 종목별 잔량을 보면, 6월말 기준 해외DR 발행회사가 39개사 45개 종목이다. DR원주수량이 가장 많은 종목은 국내비상장 종목인 한국씨티금융지주를 제외하면 KT로 7356만2393주다.
현재 국내 발행사 발행 DR은 영국에 13개 종목, 룩셈부르크에 11개 종목, 미국에 10개 종목이 상장돼 있고, 기타 장외에서 11개 종목이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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