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가맹점 수수료 인상 현실화 가능성 '미지수'
'슈퍼 갑'..카드사와의 수수료 싸움서 '전승'
2012-07-06 13:11:12 2012-07-06 13:11:51
[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대형가맹점의 우월적 지위를 막고 수수료율을 인상키로 한 금융당국의 카드 수수료 체계방안에 대해 벌써부터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대형가맹점이 카드사와의 수수료 싸움에서 단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는 이른바 '슈퍼 갑(甲)'이기 때문이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35년 만에 내놓은 신용카드 수수료율 체계 개편안을 통해 월 매출이 5억원을 초과하는 대형 가맹점의 경우 가맹점 수수료율을 평균 1.96%에서 2.02%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해당하는 대형 가맹점은 직전 사업연도 카드 매출액 1000억원 이상 법인 가맹점으로 정의했다. 이는 총 5만4000개 법인 중 234개 법인에 해당하며 매출비중은 42.5%에 달한다.
 
그러나 대형가맹점이 순순히 수수료율 인상안을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A카드사 관계자는 "대형가맹점이 아직 동참여부를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금융당국의 개편안대로 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이 잡음 없이 인상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슈퍼 갑에 위치한 대형가맹점이 순순히 따라줄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B카드사 관계자도 "대형가맹점이 모두 금융 관련이 아니기 때문에 금융당국에서도 제재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세부안이 어떻게 나올 지 업계에서는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수수료 싸움에서 카드사가 대형가맹점을 상대로 이겨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비씨카드와 이마트 사이의 수수료 싸움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지난 2004년 이마트는 비씨카드가 요구하는 수수료율이 너무 높다며 비씨카드 결제를 거부했었다.
 
지난해 말에는 현대자동차의 수수료 인하 요구에 카드사들이 백기를 들고, 현재 인하된 가맹점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형가맹점의 우월적 지위를 막겠다고 제시한 대형가맹점과 카드사간 양벌 제재사항도 카드사에 더 불리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C카드사 관계자는 "갑과 을의 관계에서 양보하는 폭이 카드사가 클 수밖에 없다"며 "카드사의 3개월 영업정지는 대형가맹점의 제재사항에 비해 형량이 크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수수료율에 대한 부당행위 적발 시 대형가맹점의 경우 시정요구 등 행정조치와 1년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을, 카드사의 경우 시정요구 및 시정 불이행시 3개월 영업정지 또는 과징금 5000만원의 제재를 받도록 했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매출이 높은 대형가맹점 입장에서는 수수료율 인상에 대해 지출되는 비용도 상당하기 때문에 쉽게 따라줄 지 모르겠다"며 "법대로 따른다 해도 각종 프로모션 캠페인에서 카드사에 대한 부담을 높여 간접적으로 카드사를 압박할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판단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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