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력 예측 실패 '인정'..책임은 국민·산업계에 '전가'
"2013년까지 전력 대책 필수"..2014년부터 공급 확대
2012-05-16 16:39:22 2012-05-16 19:06:36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정부가 과거 전력 수급 대책을 세울 당시 전력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예측 실패로 전력비상이 걸렸지만 정부는 산업계의 조업시간 조정과 '덥더라도 참으라'며 국민들의 절약만을 요구하고 있어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정부는 16일 오후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지식경제부 등 10개 부처 관계장관 회의를 개최하고 '2012년 하계 전력수급 및 에너지절약 대책'을 확정했다. 
 
정부가 5월부터 전력 대책을 내놓은 것은 일찍 찾아온 더위와 원전 가동중지 등에 따른 발전소 공급 차질로 5월초부터 예비전력이 400~500만kW 수준을 나타내는 등 전력수급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부 어떤 대책 내놨나..조업일수 조정·여름휴가 분산
 
우선 정부는 출입문을 개방한 채 냉방기를 가동하는 다중이용 시설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부과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전력 피크수요의 50% 이상을 점유하는 산업계가 피크시간을 피해 조업을 실시할 경우 전력 절감량에 비례해 인센티브(1020원/kwh)를 지급한다.
 
조업 특성상 휴가 분산이나 조업 조정이 어려운 정유·석유화학 등의 업종은 피크시간대 자가 발전기를 최대한 가동키로 했다.
 
하절기 피크수요를 유발하는 냉방 부하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백화점·호텔 등 478개소 대형건물의 냉방 온도를 26°C로 제한한다.
 
공공기관 1만9000개소는 지난해에 비해 전기소비를 5%에 줄이기로 했다. 냉방온도는 28°C로 제한하고, 피크시간인 오후 2~5시에는 지역을 2그룹으로 나눠 그룹별로 냉방기를 30분씩 순차로 중단토록 했다.
 
◇2014년부터 공급 확대..정부 "전력 급증 예측 못해"
 
올해의 경우 5월부터 초여름 날씨가 계속돼 냉방용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예년보다 높은 기온이 계속돼 전력 수요가 지난해보다 480만kW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일부 원전이 가동 중단되고 보령화력이 화재피해를 입어 공급능력은 지난해에 비해 90만kW 정도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서는 400만kW의 예비전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공급이 충분하면 이런 대책까지는 갈 필요가 없겠지만 공급 능력을 늘리는 것은 1~2년에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내년까지는 이런 수급 대책을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전력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것은 과거 정부가 전력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홍석우 장관은 "과거에 만들었던 계획에 수요가 급증할 것에 관한 예측이 다소 미비했다"고 인정했다.
 
아울러 최근 연달아 원전 가동이 멈추면서 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자 유지 보수가 시작된 것도 전력수급 차질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발전 설비를 건설해야하는데 최소 5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돼 발전 설비가 새로 가동되는 오는 2013년까지는 절약 대책이 필수적이다.
  
때문에 현재로서는 오는 2013년까지는 산업체와 국민들이 전력 수요를 줄이는 것이 정전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이라는 판단이다.
 
김황식 총리는 "안타깝게도 우리는 여름을 앞두고 또 다시 전력부족 사태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충분한 전력 공급능력을 미리 확보하지 못하고 발전설비의 유지·보수에 차질이 생겨 국민께 불편을 끼쳐 정부는 송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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