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순신대교' 웅장한 위용.."과연 세계최고 주탑"
여수엑스포 관문 이순신대교 국내 최장, 순수 국내 기술 자랑
대림산업 '한국형 현수교' 유럽·일본·동남아 등 세계시장 공략
2012-04-29 14:22:57 2012-04-29 21:09:50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다음달 12일 개막하는 여수엑스포의 관문 '이순신대교'가 임시개통을 앞두고 29일 그 웅장한 위용을 드러냈다.
 
아찔한 높이의 주탑과 부드러운 곡선의 케이블, 날렵한 모양의 상판이 자연경관과 조화롭게 어울리며 진정한 '각(脚)선미'를 뽐냈다.
 
광양항과 여수국가산업단지를 연결하는 이순신대교는 두 국가산업단지간의 이동거리를 60km에서 10km로, 이동시간은 80분에서 10분으로 단축하며 교통의 '오지'였던 여수를 교통의 '요지'로 만든 일등공신이다.
 
지난 1973년 국내 첫 현수교인 남해대교가 준공한 지 40년 만에 마침내 국내 최초 순수 국산기술로 시공된 이순신대교는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여섯번째로 '현수교 기술 완전 자립국'이 됐다고 선언하며 한국인의 긍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이순신 대교는 대림산업(000210)이 '토종' 국산기술을 이용해 설계에서부터 장비, 자재, 기술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진행, 해상 특수교량 기술 자립을 선언한 의미도 더 했다.
 
◇대림, 세계 6번째로 현수교 기술 완전 자립화 선언
 
현수교는 주탑과 주탑을 케이블로 연결하고, 케이블에서 수직으로 늘어뜨린 강선(Wire)에 상판을 매다는 방식을 택했다. 이런 방식을 적용한 것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와 한국의 광안대교가 대표적이다.
 
◇이순신대교 전경
 
일정 폭마다 콘크리트 기둥(주탑)을 세워야 하는 일반적인 다리에 비해 현수교는 주탑이 최소화되기 때문에 외관미가 뛰어나고 선박의 운행에도 문제를 끼치지 않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만큼 건설작업이 힘들어 시공과 설계기술의 난이도가 가장 높다. 설계에서부터 시공 및 유지보수까지 모든 분야를 자국 기술로 소화할 수 있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덴마크 등 5개국에 불과하다.
 
그 동안 국내에서 시공된 4개의 현수교(남해대교·영종대교·광안대교·소록대교) 역시 외국의 기술과 장비 및 기술진에 의존해서 모두 만들어졌지만 이순신대교만은 다르다. 이순신대교는 설계에서부터 장비, 자재, 기술진에 이르기까지 현수교와 관련된 모든 분야를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케이블 가설장비를 개발하지 못해 이를 일본에서 주로 임대 사용해 왔던 케이블 가설장비도 대림산업이 순수 국내 기술로 직접 개발해 이를 성공적으로 이순신대교에 가설했다.
 
서영화 대림산업 이순신대교 현장소장은 "이순신대교 이전의 현수교는 총 공사비의 10%가 외국으로 빠져나갔다고 보면 된다"며 "특히 시공 단계 중 가장 최난이도의 케이블 가설을 국내 기술로 할 수 있게 돼 약 200억원의 기술 수입 대체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 높이 '한국형 현수교', 세계시장 공략
 
'세계 최대·세계 최고 기록'을 보유한 이순신대교는 현재까지 일본, 중국, 독일, 스위스 등의 전 세계 토목학계 관계자 약 1만5000여명이 직접 현장을 방문할 정도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순신대교의 양쪽 주탑의 높이는 서울 남산(262m), 63빌딩(249m) 보다 높은 해발 270m로, 현존하는 현수교 콘크리트 주탑 중 가장 높은 덴마크의 그레이트 벨트교(해발 254m)보다 높은 세계 최고(最高) 높이로 시공됐다.
 
270m 높이의 주탑은 그야말로 '하늘과 바다 사이의 평행선'이라는 말을 입증하며 지금까지 단 한번도 보지 못한 땅과 바다, 하늘을 아우르는 장관을 연출했다.
 
왕복 4차로의 총 다리 길이는 2260m에 이르는 것은 물론, 주경간장 길이가 무려 1545m에 달해 일본의 아카시대교 1991m 등에 이어 세계에서 네번째로 긴 현수교량이다. 이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탄신년인 1545년을 기념하기 위해 설계했다.
 
바다에서 상판까지의 높이는 최대 85m, 평균 71m로 아파트 20층 높이에 이르러 다리 밑으로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들이 안정적으로 양뱡향 통항이 가능하다. 진도 7~8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 1등급 기준으로 설계됐으며, 이는 1000년에 1번 꼴로 발생하는 대형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수준이다.
 
게다가 최근 급증하는 초장대교량 수요 추세에 맞게 주경간장 기술력 또한 확보돼 세계 최초로 1860MPa(메가파스칼)급의 인장강도를 보유한 5.35mm의 초고강도 강선(Wire)이 사용됐다. 이는 피아노 줄 같은 강선 1 가닥이 4t의 하중을 지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코끼리 한 마리를 너끈히 매달 수 있는 셈이다.
 
대림산업은 이순신대교에서 완성된 한국형 현수교의 원천 기술을 이제 미국과 일본, 유럽의 건설사가 주도하고 있는 해외 해상 특수교량 시장으로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국토해양부 산하의 국책사업단인 초장대교량사업단은 해상 특수교량 시장을 우리 건설산업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평가하며, 2011년 이후 10년간 국내를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약 50조원 규모의 해상 특수교량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윤 대림산업 부회장은 "전통적으로 해상 특수교량 수요가 많은 유럽과 일본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동남아시아 등 개도국에서도 효율적인 물류체계 구축을 위해 해상 특수교량 발주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앞으로 이순신대교를 통해 완성된 한국형 현수교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교량업체들과 당당히 경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