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순욱기자] 민주통합당 공천에 반발해 급조한 정통민주당이 야권연대 후보들에게 고추가루를 뿌린 채 해산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정통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박빙의 싸움이 벌어진 은평을(통합진보 천호선), 서대문을(민주통합 김영호), 의정부을(통합진보 홍희덕), 평택을(민주통합 오세호), 안산단원갑(통합진보 조성찬) 등 5개 지역에서 승부를 가르는 역할을 했다.
우선 대표적인 접전지역이었던 서울 은평을의 경우 새누리당 이재오 후보는 49.5%, 통합진보당의 천호선 후보는 48.8%의 득표를 기록했다. 표 차이가 0.7%p에 불과했다. 은평을에는 다른 한 명의 후보도 있었다. 정통민주당의 이문용 후보였다. 이 후보는 2.1%를 득표했다.
서대문을도 비슷하다. 새누리당의 정두언 후보가 49.4%, 민주통합당의 김영호 후보가 48.5%를 득표했다. 표 차이는 0.9%p 차이였다. 정통민주당의 홍성덕 후보는 1.1%를 득표했다.
정통민주당 창당을 주도했던 한광옥 후보는 관악갑에 출마해 4.1%를 득표했지만 민주당의 유기홍 후보가 자력으로 50.1%를 득표하면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중랑을에서는 민주당의 박홍근 후보가 44.5%를 득표해 43.6%를 득표한 새누리당의 강동호 후보를 0.9%p 차이로 간신히 이겨 5.6%를 득표한 정통민주당의 김덕규 후보의 장애물을 넘어갔다. 이 지역에서는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진성호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4.3%를 득표해 어느 정도 상쇄됐기 때문이다.
정통민주당의 힘은 경기도에서도 발휘됐다.
성남 수정구와 중원구에 두 명의 후보가 출마했고, 특히 수정에 출마한 전석원 후보는 4.1%를 득표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김태년 후보가 독자적으로 54.7%나 득표해 당락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수정에서는 통합진보당의 김미희 후보가 46.8%를 득표해 46.1%를 득표한 새누리당의 신상진 후보를 0.7%p 차이로 간신히 따돌렸다. 정통민주당의 이대의 후보는 2.8%를 득표했는데 자칫 당락에 영향을 줄 뻔 했다.
하지만 의정부을과 평택시을, 안산단원갑에서는 당락에 영향을 미쳤다.
의정부을에서는 새누리당 홍문종 후보가 49.1%를 득표해 45.5%를 득표한 통합진보당의 홍희덕 후보를 3.6%p 차이로 눌렀다. 이 지역구에 출마한 정통민주당의 고도환 후보가 올린 득표율은 5.7%였다.
평택시을에서는 새누리당의 이재영 후보가 44.8%로 42.7%의 민주당 오세호 후보를 2.1%p 차이로 이겼는데 정통민주당 김연식 후보의 득표율은 2.9%였다.
안산단원갑에서는 새누리당의 김명연 후보가 43.4%로 36.9%를 득표한 통합진보당의 조성찬 후보를 6.5%p 차이로 눌렀는데, 정통민주당의 강성환 후보가 올린 득표율은 6.9%였다.
정통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표가 반드시 야권연대 후보에게 간다는 보장은 없지만, 결과론적으로 정통민주당이 초박빙의 접전지역에서 야권 지지표를 분산시킨 것 또한 분명해 보인다.
민주통합당이 공천과정에서 이들을 확실하게 승복시키지 못하고 섭섭함을 가진 채 창당에 이르도록 방치한 결과이기도 하다.
한편 정통민주당은 지역구에서 단 한 석도 얻지 못한데다가 비례대표 득표율도 0.22%에 그쳐 창당한지 얼마되지 않아 문을 닫을 운명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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