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아파트 20층 높이 '한진수호號', 타보니
2012-04-03 14:36:39 2012-04-03 18:05:20
[뉴스토마토 김유나기자]  '헉'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거대한 위용을 드러낸 한진수호호 앞에서 모두가 그야말로 숨이 막힐 듯 압도당했다.
 
지난 2일 오후 길이 366m, 너비 48.2m, 높이 70.3m의 거대한 선박, 바로 한진수호호가 부산항 신항 3부두에 들어섰다.
 
◇지난 2일 부산 한진해운 신항만 터미널에 입항한 국적선사 최대 컨테이너선 1만3000TEU급 한진 수호호.
 
가까이 다가가자 고개를 들어 아무리 올려다봐도 그 모습이 다 보이지가 않았다. 다소 현실성이 떨어져 선박의 길이와 높이 등이 잘 체감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게 얼마나 큰 것이냐"고 묻자 한진해운(117930) 관계자가 "우선 배의 길이는 뉴욕 맨해튼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380m) 높이와 맞먹는다"고 답했다.
 
화물 적재능력은 1만3100TEU. 다시 말해 20피트 컨테이너(길이 약 6m) 1만3100여개를 실을 수 있는데, 국내 선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컨테이너선 가운데 최대 규모다.
 
'한진수호'라는 배이름은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의 남편인 고(故) 조수호 회장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것이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을 세계 9위, 국내 1위의 선사로 만드는 초석을 다진 인물로 지난 2006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배에 들어가기 위해 맨 먼저 항만에서 배로 연결된 철체형 계단(갱웨이)을 올라가야 했다. 그 계단만 해도 아파트 7~8층 높이. 사람이 가장 큰 공포감을 느낀다는 바로 그 높이였다.
 
혹시나 계단을 오르는 중에 미끄러지지나 않을까 하는 마음에 두 손에 힘을 꽉 주고 기다시피했다. 이 험난한 과정을 두고 '극기훈련'이니, '강도 높은 등산'이니라는 표현들도 나왔다.
 
◇갱웨이를 올라와 가장 먼저 가 본 선교(조종실).  9층에 자리한 조정실은 한번 출항하면 11주(77일)동안 쉬지않고 가야하는 한진수호를 컨트롤한다.
 
그렇게해서 배 안으로 들어가는 데 겨우 성공.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선교(브릿지), 즉 조종실이었다.
 
한진수호는 중앙집중식으로 최신 전자해도 항해시스템을 도입했으며, 내비게이션과 선박용 블랙박스를 비롯해 다양한 최첨단 통신·운항 장비 등을 갖추고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깔끔하고 정돈된 모습이었다.
 
한진해운은 최대 23.7노트로 중국, 부산, 싱가폴, 수에즈운하, 스페인. 독일, 네덜란드 등 아시아-유럽(NE6) 노선을 항해한다.
 
현재 한국인 13명과 인도네시아 9명 등 22명의 승무원이 승선하고 있으며 최대 32명까지 승선한다.
 
내부에는 조종사와 선원들이 편히 쉴 수 있는 다양한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선장실과 승무원 휴게실은 물론이고 도서관과 레크레이션방, 식당, 주방 등의 편의시설이 있었다. 책 읽고 영화 보고 TV도 볼 수 있어 바다 위에서의 문화생활도 육지 못지 않다. 배가 한번 출항을 하면 꼬박 11주, 77일을 항해해야 하기 때문에 긴 항해에 대비한 다양한 편의공간이었다. 깔끔하게 정돈돼있으면서도 편안하고 아늑해보였다.
 
마치 고급 기숙사에 들어선 느낌이랄까.
 
◇선박 내부 쭉 뻗어있는 통로. 파이프라인을 따라 걷다보면 엔진룸이 나온다.
 
갑판에서 내려와 내부의 쭉 뻗은 통로로 들어갔다. 파이프라인을 따라 조그만 방과 같은 공간들이 계속해서 연결돼 있었다. 형광등이 있어 밝았지만 긴 터널을 걷는 듯한 느낌이었다. 안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텁텁한 냄새와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고 쇳소리도 들렸다.
 
예상대로 엔진룸이었다. 조종실과 비슷한 구조였는데, 선박 운항에서 이 둘이 가장 중요한 공간이다. 이곳에서 기관사들은 원격조정장치로 전력 공급 기기와 엔진의 상태를 관리한다.
 
야간에는 엔진룸에 사람이 없어도 배가 운항하는 데 문제가 없다. 왜일까?
 
바로 '레일형 무인 자동화 크레인'이 설치돼있기 때문이다. 자동화 크레인 42대가 첨단 운영시스템과 함께 실시간으로 트럭과 컨테이너 위치를 추적하고 이에 관련된 작업을 수행한다. 야드 내의 컨테이너를 다음 선박 양하역 작업에 유리하도록 움직이는 작업도수행한다.
 
한진수호의 자랑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연료유 절감' 기술이다. 연료 절감형의 환경친화적 최신 전자제어식 엔진이 장착돼 있다. 이 엔진은 모든 부하범위에서 최적운전이 가능하고 환경 친화적인 유해가스 배출을 감소시키는 특징이 있다.
 
이 밖에도 연료유 탱크 이중 선체구조 같은 첨단 설비 등을 통해 친환경 선박으로서의 틀을 갖췄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진수호는 부산에서 2600개의 컨테이너를 실은 뒤 3일 출항해 11주 동안의 긴 여정을 떠난다. 중국, 싱가포르,함부르크, 로테르담 등 아시아∼유럽 노선을 항해할 예정이다.
 
이날 김영민 한진해운 사장은 "한진수호호는 고 조수호 회장님의 이름을 딴 것처럼 한진해운의 미래를 수호하는 중요한 선박"이라며 "한진해운의 자부심과 미래를 향한 결의를 담았다"고 강조했다.
 
한진수호호는 한진해운이 인수하는 9척의 1만3100TEU급 선박의 첫번째 배다. 한진해운은 올해 4척, 내년에 5척의 초대형 선박을 인도받을 예정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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