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재판 내내 불편했다. 회사 사람들만 바글바글하고.."
수백억원의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
SK(003600)그룹 회장의 3차 공판에 참석한 한 방청객은 이 같이 말했다.
또 다른 방청객 역시 "SK직원들이 대부분의 방청석 자리를 차지했고, 서로 자리를 맡아놓기까지 했다"며 "오히려 SK직원들은 앉아 있고 기자나, 방청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SK측의 횡포를 법원은 제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법원측 고충도 없지 않다. 법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회사측 관계자들을 입장에 제한시키라는 규정은 없다"며 "겉으로 보면 이 사람들이 SK임직원인지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공판장 객석의 절반가량은 대부분 SK계열사 임직원 및 임원들이 채웠으며, 법정 복도에도 SK홍보팀 직원과 경호원들이 차지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9시50분께 별도의 경호직원을 대동하고 서울중앙지법에 모습을 나타냈다. 특히, 주변에는 그룹 주요 계열사의 홍보 임직원들이 대거 동행했다.
이들은 최 회장을 완전히 에워싼 채 취재진들과 항의 단체들의 접근을 차단했다. SK임직원들은 마치 회장의 방패막이 역할을 한 삼엄한 '회장 경호'를 펼친 것이다.
특히, 최 회장이 청사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도중에는 SK임직원과 경호원들이 최 회장의 동선에 맞춰 주변사람들의 접근을 과도하게 차단하면서, 취재진 및 항의단체들과 뒤엉켜 큰 혼잡을 이뤘다.
소란은 법정 복도에서도 이어졌다. 최 회장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던 한 남성은 이를 제지하던 경호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 남성은 학원업계 관계자로, 이날 법원청사 밖에서는 SK컴즈의 온라인 교육 콘텐츠 사업 진출에 항의하는 학원업계 관계자들이 집회를 열었으며,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등 일부 단체들도 항의집회에 동참했다.
SK측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이 공판 기간 내내 곤혹스러운 질문을 막기 위해 어쩔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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