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새누리당의 4.11 총선 공천 접수가 15일 972명의 신청으로 마감됐다. 지난 6일 모집 첫날 지원자가 2명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할 때 나름 괜찮은 성적이다.
그런데 정작 신청자 명단을 받아본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고민은 한층 깊어진 형국이다. 내심 기대했던 3선 이상 중진들의 용퇴가 사실상 전무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지역구 공천신청 현황을 살펴보면 6선의 정몽준, 4선의 이재오·안상수·김무성·남경필 의원 등 용퇴 대상으로 지목되어온 중진들이 하나같이 공천을 신청했다.
박근혜 위원장이 스스로 불출마하며 용퇴 압력을 높였으나 4선의 이해봉, 3선의 박진·원희룡 의원 정도가 부응하는데 그쳤다. 참담한 수준이다.
공천을 신청하지 않은 중진들 중 홍준표 전 대표와 홍사덕 의원은 박 위원장과의 심리전을 벌이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고, 고흥길 의원은 특임장관에 내정되면서 자연스레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경우라 박 위원장의 뜻을 따랐다고 볼 수 없다는 평가다.
그나마 초선의 안형환·장제원·현기환·홍정욱 의원이 불출마 깃발을 들였지만 전체로 확산되지는 못했다.
연일 이어진 강도높은 쇄신 행보 속에 무언의 용퇴 압박을 가하던 박 위원장으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결과다.
15년을 사용했던 당명조차 버릴 정도로 변화와 쇄신에 대한 높은 열망을 드러냈고, 최근엔 과거와의 단절마저 강조하며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생존'이라는 현실 앞에 처한 중진들에게는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일각에서는 이제 박 위원장이 칼을 빼들 시점만 남았다며 그 수위를 놓고 분분한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 또한 높아 고민은 쉽게 일단락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역 비례대표 의원들은 대구·경북 등 강세지역 공천 배제 방침에 따라 이두아 의원 등이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공천위는 16일부터 공천 심사에 착수해 면접 심사와 여론조사 등으로 내달 초까지 공천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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