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서울에 사는 대학생 박모씨(27)는 부동산 직거래 사이트를 통해 원룸 전세를 구하려다 보증금을 떼이는 사기를 당했다. 집주인과 만나 집을 확인하고 계약과 잔금까지 건넸지만 김모씨가 만났던 집주인은 가짜였다. 월세로 진짜 집주인과 계약을 한 뒤 전세 보증금을 챙겨 달아난 것. 집주인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지 못한 것을 후회해봤지만 이미 늦은 일이었다.
최근 부동산 직거래와 관련한 사기피해가 늘고 있다. 생활정보지의 광고를 보고 접근해 각종 평가서와 보증서 명목으로 돈을 가로채는 사건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전월세 가격이 오르면서 전월세 계약사기도 많아졌다. 가짜 집주인에게 속아 계약금을 떼이거나 월세 계약자가 전세를 놓고 보증금을 챙겨 달아나는 경우도 있었다.
또 주소나 연락처 같은 개인 정보가 노출돼 형사 사건이 발생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부동산직거래가 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여러 종류의 사기피해도 늘고 있다"며 "직거래를 해야한다면 주의할 점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직거래 해야한다면.."이것만은 꼭 챙겨라"
직거래는 중개업자를 통하지 않기 때문에 중개수수료를 아낄 수 있고 거래 절차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사기 등 거래사고의 위험성도 높은 만큼 주의할 점도 많다.
우선 계약하는 상대방이 등기부 상의 실제 소유자가 맞는지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집주인이 보여주는 등기부등본만 믿지 말고, 계약 전에 직접 관련 서류를 떼서 확인해야 한다.
등기부등본이 위조될 수도 있기 때문에 등기권리증이나 제산세납부영수증 같은 기타 서류를 같이 확인하면 더 안전하다.
대리인과 계약을 체결할 때는 주민등록증을 비롯해 실제 소유자의 대리권에 관한 위임장과 인감증명 등의 첨부 서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 등기부등본 상의 담보 설정 여부와 가등기 여부도 꼼꼼히 확인한다. 소유권을 제한하는 등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등기나 압류, 가압류를 비롯해 근저당권 등 담보물권에 대한 기재 내용을 주의깊게 살펴봐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최초 계약할 때 뿐만 아니라 중도금과 잔금 지급 시에도 재확인해 계약 이후 주의할 권리 변동이 있는 지 확인해야 한다.
직거래와 관련된 형사 사건의 경우 집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신분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사람에게 함부로 집을 보여주거나 특히 여성의 경우 혼자 전월세 물건을 보러 방문하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 안전한 계약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
소액 거래를 중심으로 부동산 직거래가 증가한 데는 몇십만원 하는 중개수수료를 아끼기 위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부동산 거래는 거액이 오고 가는 데다 계약 경험이 없는 젊은층이나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고 복잡하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부동산 거래에 있어서 기본 지식이 부족하고 직접 많은 서류와 권리 관계 등을 꼼꼼히 챙길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는 직거래를 피해야 한다"며, "섣불리 직거래에 나서기 보다는 해당 지역의 믿을 만한 중개사무소를 통하는 것이 가장 쉽고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이처럼 중개업소를 통해 거래하면 집주인을 가장해 계약을 하거나 정확한 시세를 몰라 시세보다 비싸게 집을 얻는 등의 위험을 피할 수 있고 권리 관계 파악도 한결 쉽다는 장점이 있다.
또 도배나 장판, 하자보수 책임은 물론 공과금, 관리비 등의 소소한 내용까지 확인, 조정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계약서 상에 명기해두면 쓸데 없는 분쟁도 피할 수 있다.
중개업자의 고의 과실로 인해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경우 이에 대한 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고 그 배상을 확실히 하기 위한 공제나 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강제하고 있어 문제 발생 시 구제를 받을 수도 있다.
만약 직거래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계약서 작성만이라도 공인중개사의 도움을 받거나 공증 절차를 거쳐두는 것이 안전하다.
뉴스토마토 신익환 기자 hebr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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