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건설사들의 유동성 창구 역할을 해왔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만기가 다가오면서 건설사들이 내년 1분기까지 상환해야 하는 물량이 1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평균만기가 짧은 PF-ABCP 발행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이들 어음의 매입약정에도 증권사들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어, 중견건설사들의 자금 조달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15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11월말 현재 건설업계가 조달한 PF-ABCP 규모는
17조2000억원 수준이다.
이달에 만기가 도래하는 PF-ABCP 규모는 5조1601억원에 달하고 내년 3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PF-ABCP 물량도 5조743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돼 단기 상환부담이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중견 건설사가 몰린 A- 신용등급 이하 건설사의 2013년까지 만기도래물량 4조6000억원에 달한다"며 "이중 내년 3월까지가 73%(3조40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려개발을 지원한 대림산업의 사례처럼 지급보증 건설사에 대한 우발채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져 건설사 전반에 대한 유동성부담은 연말에도 가시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8년 이후 우량 건설사들의 신용등급 하향에 따른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고, 금융기관 매입약정이 줄어 평균만기가 짧은 PF-ABCP 발행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 만기가 6개월 이하인 PF-ABCP의 비중은 전체의 42.2%에 달한다.
신용등급이 낮은 PF-ABCP일수록 만기가 단기화되는 추세가 뚜렷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 11월말 잔존 기준 부동산 PF ABCP의 평균 만기는 5.2개월로 이중 'A2'이상은 평균 5.4개월이나 'A2-'이하 등급은 평균 3.9개월로 만기구조의 단기화가 하위등급일수록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PF ABCP 만기구조가 단기화 되면 자금조달과 개발사업으로부터 창출되는 현금흐름이 불일치할 수 있어, 신용보강을 제공한 건설사의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신 연구원은 "특히 PF ABCP는 PF론(loan)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환발행이 경직됐고, 수요측면에서도 자산운용사 개인 등 불특정 다수의 리테일 수요로 구성돼, 차환 리스크가 높다"고 설명했다.
PF ABCP는 PF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어음 형태로 만들어 투자자들에 팔아 현금화시키는 어음이다. 통상 만기 3개월짜리로 여러 번 끊어서 발행하는데 만기때마다 매수자가 없을 경우 증권사에서 대신 매수해주는 '매입약정'을 맺는다.
하지만 최근 증권사들이 위험 부담을 덜기 위해 PF ABCP 매입약정에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건설사들은 PF 유동화를 통한 자금 조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환종 연구원은 "증권사들은 해당 증권사의 매입보장 의무가 소멸하는 ABCP 신용등급의 하한선을 기존 A3등급에서 A2등급으로 상향 조정하고 있다"며 "특히 A3+이하 등급의 경우 단회차 ABCP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유동성 위험을 시공사가 그대로 부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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