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를 낮추면 고객이 늘어나지 않음에도 구조조정 후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덩치를 키우지 못해, 높은 금리로 고객을 끌어 모으면 오히려 역마진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1년 예금의 평균 금리는 4.6%로 지난달 2일 4.68%에서 0.08%포인트 하락했다.
한달 동안의 금리 추이를 보더라도 지난달 같은기간 4.68%였던 평균 금리가 지속적으로 0.01%포인트씩 하락해 4.6%를 기록한 것이다.
2일을 기준으로 한 올해 평균 예금금리 등락을 살펴보면 1월 4.28%로 최저치를 기록한 후 3월 4.92%로 0.64%포인트 올랐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3월에 만기 예금자가 많아 고객들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린다.
이후 6월까지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예고되고 9월 5.01%까지 상승했다. 10월부터는 평균 예금금리가 4% 후반대로 내려갔고 현재까지 지속적인 하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는 3월 5.05%로 최고 금리를 기록한 후 6월 4.12%까지 떨어졌다가 12월까지 조금씩 상승하는 양상을 보여 올해와는 대조를 이뤘다.
<저축은행 평균 예금금리 추이>
(자료 : 저축은행 중앙회)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된 각 저축은행별 1년 정기예금 금리를 보더라도 삼보저축은행 3%를 비롯해 대신, 한신, 동부, HK 저축은행이 4.3%를 나타냈다. 5%를 넘긴 곳은 서울, 우리, 유니온, 세람, 한성저축은행 뿐이었다.
시중 은행권의 경우에도 산업은행 e-Sense정기예금(스마트폰) 4.5%, 수협 사랑해나누리예금 4.15%, 기업은행 서민섬김통장 4%,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 4% 등 4%를 넘는 예금 상품이 많다.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로 고객을 끌었던 저축은행의 장점이 다소 사라진 셈이다.
한 대형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확장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는 자산을 줄이고 있다"며 "대출마저 원활하지 않은 상태라 높은 금리로 예금 고객을 끌어모으면 오히려 역마진이 생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저축은행이 예금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리면서 대출금리와의 차이로 받는 이득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10월 예대금리 차가 11.88%로 8월 11.35%, 9월 11.57%에 비해 상승했다.
이에 대해 또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수수료를 많이 받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 예대마진 위주로 운용되고 있다"며 "하지만 소수의 대형저축은행을 제외하고는 신용대출을 하고 있는 곳도 많지 않고 대출 한도가 묶여 과거에 취급했던 대출마저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다수의 저축은행이 신용대출을 제외한 대출에서 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영업도 활발히 할 수 없어 답답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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