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압수수색.."그동안 무슨 일 있었나"
검찰 관계자 "때가 됐다..최대한 빨리 끝낼 것" 자신감 보여
2011-11-08 14:16:19 2011-11-08 14:17:42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검찰이 SK그룹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그동안 의혹으로 제기됐던 SK그룹 최태원 회장 일가의 자금 횡령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중희)는 8일 오전 6시30분쯤 수사관 20여명을 보내 최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의 자택을 제외한 SK그룹 본사와 계열사 10여곳을 비롯해 그룹 내외 관련자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최 회장의 선물투자금액 출처와 SK그룹 계열사들이 창업투자사인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800억원의 사용처 등에 대한 증거확보에 집중했다.
 
검찰은 그동안 SK계열사들이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금액 중 약 500억원이 자금세탁을 거쳐 최 회장의 선물투자금액 자금으로 동원되는 등 최 회장 일가로 흘러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이번 수사는 글로웍스 박성훈 대표의 주가조작사건이 단초가 됐다.
 
박 대표는 글로웍스를 자원개발업체로 전환해 몽골 보하트 금광개발과 관련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방법으로 주가를 띄워 555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지난 4월 기소됐다.
 
검찰은 박 대표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SK그룹 상무 출신인 김준홍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공모한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 3월 베넥스인베스트먼트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김 대표는 현재 박 대표와 함께 글로웍스 주가조작에 개입해 124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당시 사무실 금고에서는 수표 175억원이 발견됐는데, 이 가운데 173억원이 SK그룹 최재원 부회장의 돈으로 드러나면서 수사는 SK그룹과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의 자금 고리로 확대됐다.
 
검찰은 은행과 증권사 등 수십여 곳을 추적한 끝에 SK계열사들이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약 2800억원을 지원한 것과 이 중 약 500억원이 최 회장의 선물투자 자금으로 지원된 정황을 포착, SK그룹 일가에 대한 비자금 조성에 대한 전방위 수사로 확대했다.
 
이와 함께 국세청의 SK그룹 세무조사에서도 최 회장이 선물거래에 투자했다가 1000억원대의 손실을 본 사실이 드러나면서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의 자금이 동원됐을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SK그룹은 그동안 최 회장이 선물투자를 통해 손실을 입었다는 사실에 대해 "선물투자는 최 회장 개인자금으로 한 것이어서 회사와는 무관하다"며 일관되게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이 SK그룹 및 계열사, 관련자 자택 등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을 실시하면서 이같은 주장을 뒤집을 명백한 증거를 이미 확보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앞서 최재원 부회장이 계열사의 협력업체 세 곳을 대상으로 비용을 부풀려 계산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하고 협력사를 압수수색 했으며 최 부회장의 출국을 금지시켰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이번 수사에 대해 "때가 됐다"며 자신감을 보이면서 "올해도 달력이 두장 남았다. 가능한 한 빨리 수사를 끝내는 게 목표"라고 말해 금년 내 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사전조사를 마쳤음을 시사했다.
 
최 회장은 현재 프랑스 칸에서 열린 B20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해외로 출국한 상태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한동영)도 이날 SK에서 자문료 30억원을 받은 이희완 전 국세청 조사국장의 비리 혐의와 관련해 영장을 발부받아 서울지방국세청 등을 압수수색,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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