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금융당국이 지난해 4월 소비자보호를 목적으로 보험설계사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시험제도를 바꿨다가 합격률이 저조하자 보험사들의 요청으로 합격 기준 점수를 완화해 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융소비자 연맹은 30일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합격점수를 낮춘 것은 소비자 문제에 대한 금감원의 인식이 안이한 점을 노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감원과 생·손해보험협회는 지난해 4월 설계사 등록시험이 문제은행 중심으로 운영돼 설계사의 자질과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따라 시험관련 교재와 시험문제 형식 변경, 문제은행 관리방식의 변화, 윤리·법규 등을 수정해 설계사 시험제도를 개선했다.
그러나 시험출제방식이 문제은행 방식에서 문제은행과 문제은행이 아닌 새로운 문제로 바뀌자, 시험 합격률이 생보사의 경우 75%에서 68%로 떨어지게 됐다.
그러자 보험사들이 합격점수를 낮춰달라고 금감원에 강력히 요구했고 결국 지나 7월부터 합격점수를 60점으로 낮춰 시행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금융감독원의 보험민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민원은 보험모집과 관련된 민원으로 매년 약 25%(2010년 상반기 23.3%, 2009년 상반기 25.5%)를 차지하고 있다"며 " 설계사의 전문성을 강화해 불완전판매비율을 낮추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제도를 개선했는데 보험사의 요구에 따라 합격점수를 낮춰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덧붙여 "보험설계사의 정착률은 생보사의 경우 34.8%로 1년 뒤에는 10명중 4명도 못 남는 상황"이라며 "보험설계사 시험이 쉬워 보험설계사는 얼마든지 뽑을 수 있으니 판매만 잘하면 된다는 보험사의 시각도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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