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최대 경쟁자였던 일본 소니의 갑작스런 약화가 삼성의 고민입니다.”
이달 9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최대의 가전제품 전시회(IFA, 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에서 만난 삼성전자 관계자의 말이다.
IFA 행사장에서 만난 전직 LG전자 임원출신의 인사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선두업체를 바짝 추격하다 이제는 전세계 가전의 트랜드를 이끌어야 하는 입장으로 바뀐 것이 가장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 삼성·LG, 가전분야 세계 1위 ‘확신’
LG전자는 불과 4개월도 안 남은 내년도 3차원입체(3D) TV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권희원 LG전자 HE사업본부장(부사장)은 “시장 점유율 20~30% 사이면 3D TV 점유율 1위가 가능하다”며 “올해와 비교해 내년에는 15~2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LG전자는 우리나라 차세대TV 시장에서 올 상반기 시장점유율이 55%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경우는 북미 차세대TV 점유율이 약 60% 이상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올해 대부분의 가전들이 스마트TV를 얘기한다”며 "속내를 들여다 보면 천차만별이지만 아직 삼성전자를 따라올 업체가 없다"고 평가했다.
◇ 삼성·LG, 프리미엄 시장 공략으로 불황 극복
유럽을 포함한 생활가전 분야에서 우리나라 업체의 추격 의지도 대단했다.
홍창완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은 3일(현지시간)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전통 강자의 시장을 뺏는 것이기 때문에 경기 불황 등 외적인 문제로 시장이 역성장해도 삼성전자는 성장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삼성전자는 부품 공용 모듈화와 휴대폰과 PC 등을 이용한 스마트 기술로 부족한 금형 기술과 디자인 격차를 줄여 유럽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섰다.
LG전자도 홈네트워킹 기술을 이용한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앞세워 선두권을 추격한다.
이영하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마트가전의 표준을 제시하고, 유럽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 일본 몰락..유럽, 힘겨운 1위 방어
IFA 트랜드를 설명하던 안윤순 삼성전자 VD사업부 상무는 “일본 업체의 경쟁력 약화 이후에는 타 경쟁사가 출품한 제품을 주의깊게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시바는 이번 전시회에서 55인치 무안경 3D TV를 선보였다. 소니도 헬멧형 3D TV나 폴더형 태블릿PC 등을 선보였지만 업계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유럽 생활가전 업체들은 지난해 IFA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제품으로 전시장을 채웠다.
또 이들의 일부 제품에서 삼성전자 등 우리나라 가전사들이 애용하는 유리재질 표면 마감 등을 채택하는 변화도 감지됐다.
눈에 띄는 것은 밀레 등이 고가의 커피 머신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정도다.
이에 대해 홍창완 부사장은 “커피머신 시장 진출을 안하길 잘했다”며 “시장규모도 작고 우선 순위로 봤을 때 중요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경기를 타지 않는 프리미엄 생활가전 제품군에 대한 비중을 가급적 빨리 늘려 중저가 가전 제품의 적절한 판매까지 유도해 매년 3~5%의 성장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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