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세계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상품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수요감소 전망에 국제유가는 86달러선대로 주저앉았고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던 금값도 소폭 하락했다.
국제상품시장의 가격거품 논란은 종지부를 찍고 하락추세로 돌아서는 것일까.
◇글로벌 상품시장도 '패닉' = 세계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4일(현지시간)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5.8% 떨어진 배럴당 86.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6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결국 올 초 수준으로 다시 돌아가게 됐다.
WTI 가격은 지난 3월 초 배럴당 114달러선까지 치솟았던 것을 감안하면 25%나 하락한 셈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경기지표가 악화,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재부각 되면서 원유 수요가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마이클 위트너 소시에테제너럴 애널리스트는 “세계경제 회복이 점차 둔화한다면 원유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거시경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만큼 원유수요 감소세는 당분간 이어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일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운 금값도 소폭 내렸다. 금 12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7.30달러(0.4%) 하락한 온스당 16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금 매물을 내놓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 국제유가, 미국경제 회복에 달려있다 = 예상보다 부진한 미국의 경제성장률과 잇따른 지표 부진으로 국제유가 하락세가 진행되고 있다.
세계경제 침체로 인해 원유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가하락을 이끌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이고 그 중심에는 미국이 있다는 것이다.
아담 시민스키 도이체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 성장이 하락하고 이것이 석유 수요를 줄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향후 국제유가의 방향은 미국의 경제회복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반기 미국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그리 밝지 않다.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돈줄을 조일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빠른 경제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국제유가가 상승곡선을 그리기는 쉽지 않을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숀 브로드릭 천연자원 애널리스트는 "국제유가 시장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미 경제"라며 "올 하반기까지 90달러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금값 고공행진은 계속된다" = 미국 경제성장 둔화와 유럽 재정위기 확산은 안전자산인 금 가격을 사상 최고치까지 밀어올렸다. 금값은 올해 들어서만 17% 가량 상승한 상태다.
'상품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금 값 고공행진은 당분간 꺽이지 않을 것이 확실시된다"며 "올해 말까지 2000달러선을 향해 꾸준히 상승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세계 각 국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는 것도 금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신흥국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은 경기과열과 통화량 확대에 따른 통화가치 하락을 수반하기 때문에 최후 기축통화인 금의 매력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금 가격이 올초 대비 많이 오른 상태인 만큼 이전만큼 상승탄력이 크지는 않을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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