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은혜기자]
NH투자증권(016420)에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고객들의 실시간 주식거래 내역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회사측은 아직 정확한 유출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증권가에 따르면 전날 오후 NH투자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 '엔하이웨이'(N-Hiway HTS)에서 홈트레이딩시스템(을 사용하는 투자자들의 거래내역이 제3자에게 노출됐다.
준회원들이 시세를 조회하는 HTS화면 체결알림판에 투자자 이름과 계좌번호, 매수·매도 체결 종목 및 단가 등의 정보가 뜬 것이다.
사건은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한 사용자가 평소 보이지 않던 다른 사람의 체결 창이 뜨자 이를 이상하게 여겨 디시인사이드 주식갤러리에 캡쳐 사진과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그림=제보자가 보낸 캡쳐화면, 고객정보는 지움)
이 사실이 알려지자 17일 오전 NH투자증권측에서는 전산프로그램 담당자가 프로그램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노출된 것이라면서 오후2시에서 3시 정도 30분간 10여명의 정보가 공개됐고 외부 해킹이나 오류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잠시 후 글을 올렸던 장본인이 12시 30분부터 4~5시까지 계속 나왔고 공개된 사람과 법인수가 어림잡아도 500여명에 달했다고 주장하면서 입장이 달라졌다.
금감원 관계자도 직원의 입력 실수가 아닌 프로그램 문제로 인한 것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NH투자증권측의 말바꾸기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사태가 악화되자 개인의 실수로 문제를 덥고 넘어가려던 NH투자증권은 급히 회의를 소집해 사태를 재 확인하는 중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공식적인 입장 표명도 없는 상태다.
현재 HTS고객상담원은 한 명의 고객에게 10여명의 정보가 유출된 것이고 사태가 잘 마무리되어 재발의 여지가 없다고 답변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 실수가 아닌 시스템 문제로 밝혀질 경우 원인확인과 재발방지 여부가 확인될 때 까지는 불안감이 남게된다.
NH투자증권은 코스콤에 위탁해 전산망을 운영하다 지난해 11월 자체 전산망을 구축한 바 있다.
이번 사태의 일차적 쟁점은 고객의 거래 정보가 공개된 것이 금융실명제법에 위반되는냐 하는 것이다.
일단 NH투자증권에서는 악의나 의도를 가지고 유출한 것인 아닌만큼 법에 저촉되지 않는것으로 알고 있다며 위법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이날 특정인의 금융거래정보가 제3자에게 노출됐다는 점에서 금융실명제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이에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에서는 이번 사태로 최근 있었던 농협 전산망 해킹 사고의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아직까지 금전적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얼마전 모회사인 농협이 전산사고를 일으킨 바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뉴스토마토 이은혜 기자 eh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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