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SC제일은행 노동조합이 오는 27일부터 전면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
SC제일은행 노조는 16일 노사 간 임금단체 협상이 최종 결렬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
김재율 노조위원장은 "노조가 마지막으로 제시한 16일까지 사측이 끝내 성의있게 교섭에 응하지 않았다"며 파업 이유를 밝혔다.
노조는 기존 적립금 32억원 외 조합원이 모은 13억원의 특별기금 등 투쟁기금도 마련해 둔 상태다.
앞서 이 은행 노조는 지난달 30일 하루 짜리 경고성 파업을 벌인 적이 있다.
파업이 현실화되면 은행권에서는 지난 2004년 6월 구 한미은행 파업 이후 7년 만에 첫 사례가 된다. 당시 한미은행은 씨티은행으로의 인수를 반대하며 2주간 파업을 벌인 적이 있다.
◇ 성과연봉제 도입 놓고 노사 마찰 계속
이 은행이 파업에 나서는 표면적 이유는 은행 측이 도입하려는 성과연봉제 때문이다.
다른 은행은 호봉제로 연봉을 산정하는 반면 이 은행은 지난해 말 노사교섭에서 사축이 성과연봉제를 들고 나와 노조의 반발을 샀다.
노조 관계자는 "성과연봉제로 전환할 경우 대부분 직원의 연봉이 오히려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한 반면 은행 관계자는 "임금 인상률이 줄어들 순 있지만 연봉이 깎이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지난 2005년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가 구 제일은행을 인수한 후부터 이 은행의 노사간 갈등은 계속 돼 왔다.
한 때 5대 시중은행 중 한 곳이었던 제일은행은 SC 인수 이후 ▲ 영업점 폐쇄 ▲ 부동산 등 고정자산 매각 ▲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주력 등으로 수익성이 계속 급감했다. 작년에는 순익이 전년대비 25%나 줄었다.
◇ 문화적 갈등에 매각설도
인수 후 새로 임명된 외국인 임원들과 한국 은행원들과의 문화적 충돌로 인한 갈등도 계속됐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이 은행의 매각설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SC가 5조원을 투입했는데, 작년 처음으로 1000억원을 영국 본사로 배당했고 매각 가치가 5조원에 이르지 못할 것을 감안하면 매각은 이르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초 방한한 피터 샌즈 SC그룹 최고경영자도 “한국에서 영업을 지속하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철수설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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