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지수희기자] '뚜레쥬르냐, 파리바게뜨냐'
나란히 위치한 두 빵집을 보면서 어디로 들어갈지를 고민하는 것은 단지 소비자뿐만이 아니다. 베이커리 창업을 생각한 사람이라면 업계의 양대 산맥 사이에서 한번쯤은 고민해봤을 문제.
단순히 '빵을 먹기 위한' 선택일 경우 어느 쪽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점포를 운영할 '사장'이라면 본사의 경영전략이 나의 점포 운영 전략과 일치하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어떤 빵집이 나와 맞는지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얘기다.
◇ 매출액 vs. 마진율
전체 매출액을 비교한다면 파리바게뜨가 높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공개서에 따르면 2009년 기준 파리바게뜨의 연 평균 매출액은 약 6억3000만원(월 평균 5267만원), 뚜레쥬르는 약 4억6000만원(월 평균 3894만원)이다.
함성원 SPC방송온라인팀장은 "돈을 벌려면 파리바게뜨를 선택하라"고 단언한다.
반면 마진율은 완제품 비율이 높은 파리바게뜨에 비해 뚜레쥬르가 높다.
보통 매장에서 구운 빵(생지)은 50% 내외, 샌드위치 60%내외, 생크림 케익류 55%내외의 마진율을 보이지만 완제품과 매입상품은 약 30%로 마진율이 떨어진다.
최세연 CJ푸드빌 홍보팀 대리는 "뚜레쥬르는 제품의 80~90%는 생지를 들여와 매장에서 직접 구워 판매하기 때문에 유통, 생산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점포는 마진을 높이고 갓 구운 빵을 손님에게 제공할 수도 있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하지만 완제품의 비율이 높을수록 제품의 종류는 더 다양해진다.
이달 기준 전체 품목수는 뚜레쥬르의 450여종보다 파리바게뜨가 600여종으로 많다.
모기업인 삼립식품과 샤니의 대량생산 기술을 바탕으로 매일 전국 매장으로 빵을 유통시키고 있다.
함 팀장은 "매장 문을 열자마자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오픈 전 여러 종류의 빵을 갖춰놓는 것이 중요 포인트"라며 "가맹점에서는 점주가 지역과 매장상황을 고려해 제품 구성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 브랜드 파워 또는 최고의 재료
뚜레쥬르는 CJ라는 거대 그룹 계열사인 CJ푸드빌의 대표 브랜드며, 파리바게뜨는 던킨도너츠, 베스킨라빈스 등 유명 외식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SPC그룹의 대표 브랜드다.
본사의 경영전략은 실제 가맹점을 선택하는데 결정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서울 합정동에서 뚜레쥬르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CJ제일제당의 밀가루와 설탕 등 '재료에 대한 믿음' 때문에 뚜레쥬르를 선택했다"며 "좋은 재료로 매장에서 직접 빵을 굽기 때문에 '맛'에 차이가 있다"고 확신했다.
올해 9년째 파리바게뜨를 운영하고 있는 B씨는 "SPC는 '빵'에 있어서는 전문가"라며 "매달 신제품을 내놓는 것이 신기할 정도"라고 자랑했다.
아직까지 브랜드 파워 면에서는 파리바게뜨가 앞서 있다. 20~30대를 타깃으로 한 제품개발과 매장 리뉴얼, 공격적인 마케팅 결과다.
지난달 기준 매장수는 파리바게뜨(2800여개)가 뚜레쥬르(1400여개)보다 두배 정도 더 많다.
◇ 점주를 위한 혜택
CJ푸드빌과 SPC는 모두 가맹점과의 '상생 경영'에 힘쓰고있다. 두회사 모두 가맹점의 수익을 높이기 위한 프로모션이나 컨설팅 지원제도가 마련돼 있다.
파리바게뜨는 가맹점 주를 위한 MBA과정과 사이버 스쿨을 운영하고, 자녀 학자금 지원 제도, 경조사 지원제도 등이 있다. .
뚜레쥬르의 경우 가맹점의 재고를 함께 책임 진다는 것에 주목할만 하다.
평균 반품률은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빵류와 케이크 시트에 한해 공급가의 80%, 출고액의 6%에 대한 상시 반품이 가능하다.
실제 평균 반품율이 4% 후반인 것을 감안하면 점주들의 영업 부담을 상당히 줄여주고 있는 셈이다.
베이커리 가맹사업을 시작하기 전 가맹사업본부와 충분히 상의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운영하고 있는 점주들로부터 운영상 장단점을 파악하는 일을 빼놓지 말아야 한다.
뚜레쥬르 가맹점주 A씨는 "파리바게뜨의 마케팅 능력은 인정 하지만 빵집에는 빵 굽는 냄새가 나야 한다"며 뚜레쥬르를 추천했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 B씨는 최근 일부 점주들의 리뉴얼 강요 문제와 관련해 "비용이 부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리뉴얼을 한 후 매출이 50% 증가했다"며 "장기적으로 운영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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