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번엔 민주당이 3분의 2를 넘게 차지한 서울시의회와 마주합니다. 다음 달 2일 개회하는 정례회에서 행정사무감사와 2027년도 예산안 심사가 예정돼 있습니다.
오 시장은 2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청년 AI 성장권 지원 시범사업' 오픈 토크에서 "여소야대가 되면 일하는 데 참 여러 가지로 힘이 든다. 뜻대로 되는 일이 거의 없다"며 "서울시의회는 저와 같은 당적의 시의원이 3분의 1이 되지 않는다. 시의회에서 안 된다고 하면 못 하는 거다"라고 말했습니다. 해당 사업 예산 56억2500만원은 지난달 11일 시의회 2차 추가경정예산 심사에서 전액 삭감됐습니다. 오 시장은 당시 "누가 보더라도 명백한 다수 의회의 폭거"라고 반발했습니다. 서울시는 이 예산을 내년 본예산에 다시 편성할 방침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청년AI 사다리 사업 설명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는 지난 23일 명태균씨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사건에서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명씨의 진술은 실제 사실을 과장하거나 마치 사실인 것처럼 진술한 부분이 상당히 혼재돼 있다"며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오 시장은 선고 뒤 "늦었지만 진실은 결국 제자리를 찾았다. 사필귀정"이라고 환영했습니다. 1심 형이 유지됐다면 사실상 시장직을 잃는 수순이었습니다. 다만 특검이 상고 방침을 밝혀 대법원 판단은 남았습니다.
오 시장 말대로 제12대 서울시의회는 118석 가운데 민주당이 80석, 국민의힘이 38석을 차지합니다. 4년 전 제11대 의회에서 국민의힘이 112석 가운데 76석을 차지했던 것과 정반대 구도입니다. 시장이 조례에 재의를 요구해도 재적 과반 출석에 출석 3분의 2 찬성이면 재의결되는데, 전원이 출석할 경우 79석이면 됩니다. 민주당 단독으로 시장의 재의 요구를 무력화할 수 있는 겁니다.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시의회가 통과시킨 장애인 '권리 중심 공공일자리' 조례에 재의를 요구한 상태입니다. 시의회가 재의결하면 조례는 그대로 확정됩니다. 민주당은 지난 1일 행정사무감사 종합상황실을 열고 한강버스와 종묘 앞 세운4구역 고층 개발, 주택 공급, 안전 관리를 집중 점검 대상으로 꼽았습니다. 이상훈 민주당 대표의원은 "오세훈표 정책을 제대로 검증해서 훼손된 공공성과 시민 가치를 회복하는 행정사무감사로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무죄 판결을 보는 시각도 엇갈립니다. 고찬양 시의회 민주당 대변인은 23일 논평에서 “2심일 뿐, 오세훈 시장의 사법 리스크는 아직도 진행 중”이라며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사를 통해 멈춰 선 시정의 책임을 묻겠다"고 했습니다. 시의회 국민의힘은 "정의를 바로 세운 파사현정의 선언"이라며 특검과 민주당의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제340회 정례회는 다음 달 2일부터 12월23일까지 52일간 열립니다. 행정사무감사는 다음 달 3일부터 16일까지입니다. 서울시는 올해보다 8.3% 늘어난 55조7445억원 규모로 알려진 내년도 예산안을 30일 시의회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