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희 기자] 한국마트협회가 비씨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며 가맹계약 해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른 8개 카드사와는 협상을 거쳐 수수료율을 낮췄지만 비씨카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비씨카드 수수료율 과도"…내년부터 결제 중단 추진
26일 한국마트협회에 따르면 협회 소속 마트들은 지난주부터 '2027년 1월1일부터 물가인상 주범 최고수수료 비씨카드 결제 중단'이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내걸고 있습니다. 전국 6000여개 마트가 소속된 협회는 연말까지 회원사들로부터 수수료율 협상 권한을 위임 받고 비씨카드 가맹계약 해지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다른 카드사에 비해 비씨카드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게 협회 입장입니다. 비씨카드를 제외한 8개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NH농협카드)의 경우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회원사 일반 가맹점 수수료율이 1.9% 후반대 수준에 형성돼 있다고 협회는 설명했습니다. 협회 관계자는 "다른 카드사와 달리 비씨카드의 회원사 평균 수수료율은 2% 이상 수준으로 형성돼 있어 부담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금융당국은 연 매출 30억원 이하 영세·중소 가맹점에는 매출 구간별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신용카드 기준 연 매출 △3억원 이하 0.4% △3억~5억원 이하 1% △5억~10억원 이하 1.15% △10억~30억원 이하 1.45%입니다. 연 매출 30억원을 초과하는 일반 가맹점은 우대 수수료율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며, 카드사와 가맹점 간 협상에 따라 수수료율이 결정됩니다.
마트협회가 문제 삼는 것은 우대 수수료율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연 매출 30억원 초과 중소 마트의 수수료 부담입니다. 협회는 일반 가맹점의 경우 카드사와 수수료율을 협상할 수 있지만, 개별 가맹점이 인하를 끌어내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따라 협회는 회원사들을 대신해 카드업계와 수수료 협상을 벌여왔습니다.
협회 관계자는 "비씨카드를 제외한 카드사들은 과거 3~4년 사이에 회원사를 대상으로 합리적 수준으로 수수료율 조정이 이뤄졌다"며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대적으로 비씨카드만 높은 수수료 구간에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회원사 중 연 매출 30억원 이상인 일반 가맹점들은 3개월 동안 참여를 조직할 생각"이라며 "연말까지 비씨카드 가맹점 해지를 준비하며 개별 가맹점들의 수수료율 협상 권한을 위임받는 절차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비씨카드 측은 마트협회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를 받은 적이 없으며, 협회는 수수료율 협상 당사자도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마트협회로부터 통지받은 내용이 전혀 없다"며 "카드사의 수수료율 협상 대상은 개별 가맹점으로, 협회는 카드사 수수료 협상 주체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비씨카드의 마트 관련 업종 전체 수수료율은 카드사 최저 수준"이라며 "비씨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높다는 근거를 제시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마트협회 회원사 마트에서 비씨카드 결제를 중단한다는 현수막이 게재돼 있다. (사진=한국마트협회)
반복되는 마트협회 일반가맹점 수수료 갈등
마트협회가 가맹계약 해지를 협상 카드로 꺼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22년에는 신한카드의 수수료율 인상에 반발해 보이콧을 선언했습니다. 당시 협회가 회원사 478곳을 대상으로 취합한 신한카드의 통보 수수료율은 평균 2.28%로, 상한인 2.3%에 육박했습니다. 평균 인상폭은 0.26%p로 집계됐습니다.
나머지 8개 카드사가 통보한 평균 수수료율은 2.08~2.25%, 인상 폭은 0.02~0.10%p로 나타났습니다. 카드사별 조사 대상은 123~467곳이었습니다. 당시 협회는 신한카드 가맹계약 해지와 함께 법인카드·주거래은행 전환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시에도 마트협회는 일반 가맹점의 협상력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협회는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영세 가맹점이나 대규모 매출을 앞세워 협상할 수 있는 대기업과 달리, 일반 중소 마트는 사실상 카드사의 일방적인 수수료율 인상 통보를 받는 처지라고 반발했습니다.
2024년에는 롯데카드와 갈등을 빚었습니다. 협회는 그해 3월 수수료율 인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4월부터 가맹계약 해지에 나섰습니다. 당시 협회가 중소마트 500곳을 조사한 결과 롯데카드의 평균 수수료율은 2.13%였습니다.
갈등은 약 3개월 만에 협상이 타결되면서 일단락됐습니다. 양측은 2024년 7월 수수료율 조정에 합의했고, 협회는 회원사에 가맹계약 복구와 보이콧 현수막·스티커 철거를 안내했습니다. 당시 롯데카드 보이콧에는 마트협회 전체 회원사 약 25%인 1500여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체적인 합의 수수료율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마트협회의 수수료율 인하 요구가 반복되며 카드업계의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적격비용 재산정에 따라 우대 수수료율이 낮아진 데다 영세·중소 가맹점이 많아지면서 카드사들의 수수료 수익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상반기 기준 전체 가맹점의 95.8%가 영세·중소 가맹점으로 분류돼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습니다. 나머지 일반 가맹점에서도 2.3% 상한 이내에서 수수료율을 정하는 만큼, 추가적인 수수료율 인하 요구가 이어질 경우 카드사들의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율 협상 대상인 일반 가맹점의 수수료율 상한도 지속적으로 낮아져 2.3%까지 내려온 상황"이라며 "카드사마다 조달 비용 등 상황이 달라 수수료율이 다르게 책정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배희 기자 SheisH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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