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비대면 진료)④비만약은 막고 수가는 미정…본사업 앞둔 빈틈
비만 환자용 비대면 진료 '무산'…본사업서 처방 금지
비만치료제 선결제 우회 등장에도 복지부 "위법 아냐"
만성질환 제약사엔 기회…30% 가산 유지 등 수가 '미정'
2026-10-27 07:40:00 ㅣ 2026-10-27 07:40:00
이 기사는 2026년 10월 23일 17:3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비대면 진료가 오는 12월24일 본사업으로 전환된다. 그러나 최근 입법예고된 시행령에는 행정·관리체계만 담겼을 뿐 초진 허용 범위와 처방 제한 기준 등 핵심 운영 기준은 시행규칙으로 미뤄졌다. 약 배송 확대를 놓고는 부처 간 엇박자도 드러났다. 제도 시행이 다가오지만 현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이에 〈IB토마토〉는 비대면 진료 제도화의 남은 쟁점을 짚고, 제약·바이오업계가 마주할 변화와 과제를 집중 조명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비대면 진료 본사업을 앞두고 비만치료제는 비대면 처방이 전면 금지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정부가 2년 전 약속한 비만 환자용 비대면 진료 모형은 사실상 무산됐다. 
 
만성질환은 비대면 진료의 효과가 확인되면서 제약사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수가 체계가 정해지지 않아 시장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고 제약사와 플랫폼의 접점도 좁아져 제약사들이 비대면 채널 전략을 수행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마포구의 한 약국 내부. (사진=권영지 IB토마토 기자)
 
비만약 '전면 금지'…우회로는 방치
 
23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지난 18일 입법예고한 의료법 시행규칙안은 비대면 진료에서 비만치료제 처방을 전면 금지했다. 마약류·향정신성의약품, 사후피임약 등과 같이 처방 제한 대상이다.
 
정부는 지난 2024년 12월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 5종의 비대면 처방 금릴 골자로 한 시범사업 지침 개정 시 별도의 비만환자 비대면 진료 모형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약 2년이 지났지만 별도 모형은 나오지 않았고, 본사업에서도 금지가 유지됐다.
 
의료계는 해당 시행규칙에 대해 의사 판단이 우선돼야 하는 전문의약품 처방 원칙이 뒤집혔다고 비판한다. 정부 우려와 달리 비만약 오남용은 대면 진료에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위고비 처방량 상위 10개 의료기관의 평균 처방 건수는 2만 4104건으로 전체 의료기관 평균(126건)의 191배에 달했다. 처방 건수가 가장 많은 서울 종로구의 한 의료기관은 5만 8149건으로 전체 평균의 462배 많았다. 마운자로 또한 상위 10곳 평균이 전체 평균보다 171배에 많았다. 상위 10곳 가운데 4곳은 개설된 지 3년이 채 되지 않은 곳이었다.
 
최근에는 우회 경로가 등장했다. 환자가 플랫폼 앱에서 마운자로·위고비 등의 용량과 기간을 직접 골라 일부 금액을 선결제한 뒤 의원을 방문해 처방받는 방식이다. 마운자로를 처방 받고 있는 김모씨(33)는 <IB토마토>에 “최근 들어 마운자로나 위고비 같은 비만치료제를 정식 처방을 받기 전에 구입할 수 있는 경로가 많아진 것 같다”며 “가까운 지인도 처방 없이 전화를 통해 병원에서 재고가 있는지만 확인하고 곧바로 결제했다”고 말했다. 비대면 처방만 막고 대면 쏠림과 우회 경로는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사례에 대해 최근 국정감사 서면답변에서 "의료법 위반사항으로 보기 어렵다"며 플랫폼 사업자와 유관 협회에 적정성 검토를 요청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만성질환은 '기회'…수가는 '미정'
 
만성질환은 사정이 다르다. 비대면 진료가 고혈압·당뇨 환자의 처방 지속성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해당 질환 복합제·개량신약 보유 제약사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행규칙안도 같은 의료기관에서 6개월 이내 대면진료를 받은 환자를 재진으로 인정해 만성질환자의 이용 여지를 열어뒀다.
 
본사업 수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시범사업에서는 진찰료 30%를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관리료'로 추가 지급한다. 2023년 6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2년간 지급액은 174억원에 달했다.
 
복지부는 본사업에서 가산을 유지할지 확정하지 않았다. 심평원이 추진한 수가 연구용역 또한 수행기관(서울대병원)과의 계약이 해지되며 중단됐다. 수가 수준에 따라 의원 참여율이 달라질 수 있어 시장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운 구조다.
 
국내 한 제약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비대면 진료가 재진 중심으로 자리 잡으면 고혈압·당뇨 환자의 복약 지속성이 높아져 장기 처방 품목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며 "다만 수가가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비대면 진료에 참여하는 의원 수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에 아직은 시장 규모를 예측하기 어려운 단계"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비대면 비만약 처방은 막겠다면서 정작 플랫폼에서 약과 용량을 고르고 결제까지 한 뒤 병원에 가는 방식은 그대로 두고 있다"며 "본사업 시행이 두 달 앞인데 수가도, 제한 기준도 확정되지 않아 현장에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IB토마토>는 복지부에 본사업 수가 결정 기준과 결정 일정, 그리고 비만치료제 본사업 처방 제한 유지 여부와 비대면 진료 모형 개발이 중단된 이유 등에 대해 질의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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