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저PBR 딱지 1년 떼준다지만…개선 공시 참여는 저조
명단 공개 1년 면제에도 "공시 부담 대비 실익 적어"
업종 특성·밸류업 공시 중복에 별도 제출 필요성 의문
목표 미달 제재 제한적…참여 유인·이행 점검 강화 과제
2026-10-27 07:30:00 ㅣ 2026-10-27 07:30:00
이 기사는 2026년 10월 23일 17:1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송혜림 기자] 한국거래소가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 명단 공개를 앞두고 개선 계획 공시를 독려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단 공개 1년 면제’ 혜택만으로는 계획 수립과 공시에 필요한 부담을 상쇄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공시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제재가 제한적인 점도 참여 유도가 저조한 이유로 꼽힌다. 기업 참여를 유도할 실질적 인센티브와 사후관리 체계가 제도 실효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그래픽=AI 제작·IB토마토)
 
저PBR 개선 공시 '59곳'…기업들 "공시 메리트 적어"
 
23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내달 2일 주식시장에서 저평가된 '저PBR(저주가순자산비율)' 기업 리스트가 공개된다. 기업들의 자발적인 밸류업을 이끌어내고 투자자에겐 투명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만성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한다는 취지에서다. 저PBR 딱지가 붙은 기업들은 거래소 공시 시스템(KIND)은 물론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에서 명단을 확인할 수 있다.
 
PBR은 주식시장에서 기업의 주가가 저평가됐는지 판단할 때 활용하는 지표다. 기업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눠 계산한다. PBR가 1배보다 낮으면 주식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가치가 장부상 순자산보다 낮다는 의미다. 1배보다 높으면 기업이 이익을 꾸준히 내어 순자산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명단 공개 대상은 코스피의 경우 업종별 PBR 하위 25%, 코스닥은 하위 10%에 최근 3년간 6개 반기 모두 기준 이하에 머문 기업들이다. 일시적으로 PBR가 높아져 예외가 되는 경우가 없도록 한 반기만 기준을 벗어나면 이전 반기까지 추가로 확인해 포함한다.
 
명단 공개를 피할 길은 있었다. 한국거래소는 22일까지 PBR 개선 계획을 공시하면 1년간 명단 공개에서 면제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지난 6년간 업종별 하위권에 머문 기업들은 공표 면제 혜택에서 제외된다. 한국거래소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공문 발송 및 전화 독려 등 홍보 활동 또한 진행했다.
 

(사진=비씨월드제약 저PBR개선공시 내용)
 
여러 방법으로 참여를 유도했지만, 참여율은 높지 않다. 22일 기준 개선계획을 제출한 기업은 우진아이엔에스(010400), GS글로벌(001250), 탑엔지니어링(065130), KG스틸(016380), 비씨월드제약(200780), 체리부로(066360), F&F홀딩스(007700), 한화손해보험(000370), 도이치모터스(067990), 아세아텍(050860), 동국홀딩스(001230), 동국제강(460860), 동국씨엠(460850) 등 총 59곳이었다.  지난 5월 추산한 공표 후보 최대 220여 곳 중 27%에 불과하다.
 
국내 유통·철강·보험·증권업계의 저PBR 기업들은 개선 계획 수립과 공시에 들이는 노력에 비해 얻는 실익이 크지 않다고 본다. 저PBR 기업 명단에 포함되는 데 따른 부담보다 구체적인 개선 목표와 실행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더 크다는 것이다. 공시만으로 주가 상승이나 주주환원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1년간 명단 공개를 면제해 주는 조치만으로는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업종별 사업 구조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 역시 나왔다. 인프라 등 자산을 기반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은 업종 특성상 PBR이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될 수 있어서다. 낮은 수치만으로 기업가치 제고 노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 저PBR 기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밸류업 취지는 이해하나 명단 공개 기준인 하위25%에도 공감하지 못하는 기업들도 있다"며 "또 공시를 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주가가 움직이거나 배당을 이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개선 계획을 세우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공시 인센티브가 공개 명단 제외하면 크지 않기 때문에 공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며 "공시 유인이 적음에도 저PBR 개선 공시를 올리는 기업들은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봐줬으면 하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저PBR 기업 관계자는 "인프라 등 자산을 기반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업종은 그 특성상 PBR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과 더불어 소비환경, 수익성, 자산 활용도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공시와는 별도로 사업 경쟁력 제고와 주주 가치 향상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매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해 온 기업들도 별도의 PBR 개선 계획을 제출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기존 공시에도 PBR 개선 목표와 실행 방안 등이 담겨 있어 내용이 중복될 수 있어서다. 다만 명단 공개 면제 혜택을 받으려면 기존 공시 여부와 관계없이 거래소가 정한 양식에 따라 'PBR 개선 계획'을 작성해 DART에 별도로 공시해야 한다는 게 거래소 측 설명이다.
 
저PBR 개선계획 이행 없어도 제재 크지 않아
 
저PBR 개선계획 공시를 지키지 않아도 큰 제재가 없다는 점 역시 지적된다. 저PBR 개선 공시는 △PBR 개선 관련 핵심 지표 준수 현황과 △실적 현황 △저PBR 원인 분석 △PBR 목표 설정 △PBR 개선계획 △이행 평가 등의 내용을 담아야 한다.
 
 
자율공시이기 때문에 만일 목표치에서 성과가 미달한다고 해도 거래소에서 페널티를 가하기 어렵다. 저PBR 개선 공시가 명단 공개에서 면제받기 위한 수단이 아닌 실제 주주환원까지 이어지려면 성과 달성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거래소 측은 <IB토마토>에 "만일 공시 자체에 문제가 있으면 불성실공시로 판단해 통상적인 수준에서 조정을 할 순 있으나, 기업들의 자발적인 개선을 위한 자율공시인 만큼 성과에 대해 큰 제재를 하긴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매년 11월과 5월 첫 영업일에 장기 저PBR 등 일부 예외 기업들을 제외하고 공표 명단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라면서 "이번에 개선 공시로 유예가 된다고 해도 개선이 없으면 1년 후에 다시 명단 대상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일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연 기자 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의 주식시장이 매우 저평가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제일 큰 이유 중 하나가 시장의 투명성, 공정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주식시장 정상화를 위해 정책적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계속 체크하고 있다. 조만간 종합보고를 받고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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