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복기왕 민주당 의원이 15일 국회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복기왕 의원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어렵게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고도 자격 요건을 잘못 입력해 당첨이 취소된 사람이 최근 5년여 동안 5만4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청약홈에 행정정보를 연동하는 마이데이터가 도입되면서 부적격률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신청자가 직접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이어서 단순 착오에 따른 탈락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복기왕 민주당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일반분양 단지 당첨자는 79만8476명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6.77%에 해당하는 5만4086명이 사업주체의 사후 적격 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당첨자 15명 중 1명꼴로 내 집 마련 기회를 잃고 청약 제한까지 떠안은 겁니다.
탈락 사유를 들여다보면 대부분 계산이나 입력 과정 실수였습니다. 본인과 배우자의 무주택기간을 잘못 산정한 경우가 4603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세대원이 주택을 갖고 있었던 사례(4190건)와 거주지역을 잘못 고른 사례(2325건)가 뒤를 이었습니다. 이어 본인 주택 소유(1597건), 부양가족수 오류(1140건), 세대주 자격 오류(1076건), 소득기준 초과(1042건) 순이었습니다. 공공 전산망과 연계하면 신청 단계에서 충분히 걸러낼 수 있는 항목들입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은 청약홈이 자격을 자동으로 검증하지 않고, 관련 정보를 보여준 뒤 신청자가 손으로 입력하게 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부동산원 측은 "약 2600만명에 달하는 청약통장 가입자의 특정 공고일 기준 자격을 일괄 사전 저장·검증하는 데 법적·물리적 한계가 있다"며 "현재는 마이데이터로 실시간 정보를 화면에 안내하면 신청자가 직접 확인 후 입력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나마 행정정보 연동이 늘면서 부적격률은 꾸준히 낮아졌습니다. 부동산원은 2020년 2월 청약 시스템을 넘겨받은 뒤 해마다 약 20억원씩, 총 111억원의 자체 예산을 들여 청약홈을 운영해왔습니다. 2023년 8월 주민등록 등·초본을 시작으로 가족관계증명서와 출입국사실증명서, 한부모가족 정보를 차례로 연결했습니다. 그 결과 2021년 8.85%(2만1221명)였던 부적격률은 2026년 8월 기준 4.01%(2535명)까지 내려왔습니다.
부동산원은 올해 11월 병적증명서 연계를 마무리하고, 2027년 이후에는 등기부등본까지 연동 범위를 넓힐 계획입니다. 신청자가 입력한 값을 마이데이터 행정정보와 실시간으로 맞춰보는 기능도 새로 만듭니다. 프롭테크 기업과 손잡고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자격진단 서비스도 개발한다는 방침입니다.
서버 안정성도 숙제로 꼽힙니다. 2024년 7월 '동탄역 롯데캐슬' 청약 때는 동시 접속자가 12만8000명까지 몰리면서 서버 수용 한계를 320% 넘어서는 전산 장애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부동산원은 2022년 11월 이후 대형 단지를 대상으로 한 사전 부하테스트 없이 모니터링 위주로 대응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후 서버를 긴급 증설해 2025년 7월 '올림픽파크 포레온' 청약(신청 22만4693건, 방문 69만3059건)은 무리 없이 처리했습니다. 부동산원은 최근 6년간 매년 16억~29억원, 총 133억원을 청약홈 전산 인프라와 유지보수에 써왔지만, 보다 선제적인 투자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복기왕 의원은 "마이데이터 연계 확대로 청약홈 부적격률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점은 의미 있는 성과이지만, 여전히 복잡한 제도와 수기 입력의 한계로 국민 5만4000명이 당첨 취소와 통장 사용 제한이라는 불이익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생업에 바쁜 국민들의 시간과 노력을 덜어드리는 실질적인 서비스 혁신이 필요하다"며 "기술적·제도적 제약을 넘어, 신청 단계에서 입력 오류를 걸러내는 실시간 비교 검증 체계를 조속히 완비하고 사전진단 서비스를 고도화해 국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 청약 환경을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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