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제청 거부' 둘러싼 극한 대치…추석 민심 분수령
청와대·조희대 '정면 충돌'…조희대, 청와대 요청 거부 재확인
여야, 강대강 대치…"법적 책임 묻겠다" 대 "이재명 재판 재개"
2026-09-23 15:55:37 2026-09-23 15:55:37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여야가 강대강 대치로 맞서고 있는 가운데, 법조계 안팎에선 장기화되는 국정 혼란과 사법 공백을 막기 위해 출구 전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쏟아져 나옵니다. 대법관 인선 갈등이 교착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추석 민심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조희대, 하루 만에 또 입장문…"제청 과정 절차적 흠결 없어"
 
조희대 대법원장은 23일 언론 공지를 통해 "재제청 요청 공문에는 사유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기재돼 있지 않다"며 "명확한 근거와 사유가 제시돼야 그 효력에 다툼이 없고 헌법과 법률에 따른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날 재제청 요청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낸 데 이어 이유를 추가로 설명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제기한 제청 절차상 문제도 반박했습니다. 청와대는 지난달 28일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 제청을 두고 "절차적 완결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이에 대해 "헌법과 법률의 규정에 기초해 볼 때 수긍하기 어렵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는 청와대가 재제청 요청의 구체적인 사유와 법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고, 헌법적 근거에 의문이 있는 이상 본인으로서는 후속 절차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사실상 서면 제청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재반박한 것입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오전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는 일부 보도에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전날 조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에 응할 수 없다고 밝힌 뒤 청와대의 후속 대응으로 권한쟁의심판과 임명동의안 국회 제출 등이 거론됐지만, 청와대는 일단 헌재로 가져가는 방안은 검토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입니다.
 
민주, 조희대 '십자포화'…"재제청 거부는 국민 무시"
 
여야는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거부를 둘러싸고 정면 충돌했습니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결정을 대통령의 임명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비판하며 사법개혁 필요성을 부각했습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재제청 거부는 본질적으로 국민을 무시하는 태업"이라며 "질책하고 시정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시대 정신과 상황에 대한 무지와 착각에서 시작된 '희대의 난'은 사법 개혁의 방아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는 오전 민주당 유튜브 채널 '민주당티비'에 출연해서도 "이미 진압된 내란 세력의 마지막 외톨이가 돌출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지금 당장 탄핵하자고 말씀하시는 분이 많은데, 국민을 이해시키고 설명, 설득하는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 차근차근 밟아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의 여러 질의도 있을 수 있고, 국정 조사도 있을 수 있고, 그에 따라 문제가 있으면 법적인 어떤 것도 있을 수 있고, 특검도 있을 수 있다"며 "종합적으로, 다각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국회에서 '대법관 재제청 요구 거부 규탄대회'를 연 데 이어,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대법원 입장 전 기자회견을 열고 "왜 우리를 대법원까지 오게 하는 건가"라며 "대법원장 조희대 경고합니다. 왜 이렇게 무리를 하는 거죠"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법관을 제청할 때는 대법원장이 대통령과 협의해 마음이 맞는 사람으로 함께 국회에 동의서를 보내는 것"이라며 "대법원장이 법을 하나도 모른다"고 비판했습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도 "(재제청 요구 거부는) 대통령의 임명권을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국민과 싸우자는 선전 포고"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조 대법원장이 이 대통령의 미국 순방 기간 중 재제청 요구 거부 입장을 낸 점도 거론하며 "다분히 정치적"이라면서 "대통령 등 뒤에 칼을 꽂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국힘, '재판 재개' 맞불…"한 걸음 더 가면 이재명 탄핵"
 
반면 국민의힘은 조 대법원장의 결정을 옹호하면서 이 대통령의 재판 재개 요구로 맞불을 놨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어떻게든 대법원장을 끌어내리고 싶은 모양"이라며 "어림없는 일이다. 조 대법원장은 이제 국민이 지킨다"고 했습니다. 또한 "'이재명 재판 재개'는 막을 수 없다. 국민의 명령"이라며 "한 걸음만 더 나가면 '이재명 탄핵'이다. 국민이 이 정권을 끝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에서도 "국정 파탄에 분노한 국민의 시선을 돌려보겠다고 약발 다 떨어진 내란 카드를 또다시 끄집어든 것"이라며 "내란 특검과 조희대 특검을 운운하면서 조 대법원장까지 겁박하고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문제와 관련해서는 권한쟁의심판 청구 방침을 재확인했습니다. 그는 "헌법상 대법관 제청권은 대법원장에게 있고 대통령의 임명권은 국회 동의 이후 행사되는 것"이라며 "이미 제청된 후보자에 대해 국회가 인사청문회와 동의 절차를 진행할 권한이 침해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 대통령 자신의 재판이 걸려 있는 만큼 이 모든 시도가 본인의 죄를 지우기 위해 사법부를 발아래 두려는 야욕 아니냐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며 "대한민국 사법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죄를 지워주는 도구가 아니고 대한민국은 이재명 대통령의 나라가 아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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