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연달아 기준금리를 높이거나 높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긴축 기조가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자산 시장에도 영향이 불가피한데요. 코스피 지수 역시 한 달 넘게 횡보 중인 6000선을 단기간에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후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연준의 통화 긴축은 2023년 7월 이후 3년2개월 만입니다. 이번 결정에는 표결권을 가진 FOMC 위원 12명 전원이 찬성했습니다.
연준은 이번 금리인상에 그치지 않고 연내 한 번 더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점쳐집니다. 이날 공개된 경제전망 자료에 따르면, 18명의 위원 중 4명이 연말 금리를 4.25~4.50%로 예상했습니다. 12명은 4.0~4.25%로 내다봤습니다. 이날 인상된 3.75~4.00% 수준에서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예측한 위원은 2명에 그쳤습니다. 이 예측대로라면 올해 남은 10월과 12월 회의에서 최소 한 차례 금리를 더 올릴 것으로 보입니다.
케빈 워시 미 연준 의장이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후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미국·일본·유럽 줄인상
지난 6월 금리 인상을 단행했던 일본도 추가 긴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은행(BOJ)은 오는 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연 1.00%%에서 1.25%로 올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14일 외환시장 전문가 14명에게 물은 결과 전원이 인상을 예측했습니다. 금리가 인상될 경우 1995년 이후 31년 만의 최고 수준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 밖에 영란은행(BOE)가 17일 기준금리 결정에 나섭니다. 시장에서는 3.75% 동결을 예측하고 있는데요. 전일 발표된 8월 물가상승률이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향후 긴축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앞서 유럽중앙은행은 지난 10일 3대 정책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했습니다. 2023년 9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 인상에 나섰던 지난 6월 이후 연내 두 번째 조정입니다.
전 세계적인 긴축 기조는 글로벌 자본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펀더멘탈 관점에서 유동성이 수요를 창출하게 되는데, 폭넓은 성장이 수반되지 않는 상황에서의 유동성 위축은 위험자산에 부정적이기 때문입니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며 유동성 환경이 어려워졌다"며 "한국 및 글로벌 주식시장에 하락 위험이 높아졌다고 평가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그는 "반도체에 열광했던 상반기 대규모로 유입된 주식 투자 자금이 수급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새로운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 역시 제한적이라 당장은 낙관보다 우려가 더 크다"고도 짚었습니다.
김민수 레몬리서치 대표 역시 "연준의 금리 인상은 예상됐던 재료이기 때문에 이벤트 소멸로 이날 증시는 올랐다"면서도 "올해 안에 적어도 12월쯤 한 번 더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견되면서 시장이 완전히 돌아서지는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반도체와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 사이클이 금리 인상에 따른 하방 압력을 지지해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실제로 전일 뉴욕 3대 증시 중 나스닥은 반도체 중심으로 상승폭을 확대, 0.01% 하락으로 장을 마쳤는데요. 국내 증시에서도 이날 장 초반
삼성전자(005930) 등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를 끌고가는 모습이 일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박혜란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으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이전보다 편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지만 투자 속도를 저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AI CAPEX 사이클을 주도하는 빅테크 재무 건전성이 여전히 안정적이고 여타 기업들의 부채 비율 또한 견고하다"고 낙관했습니다. 김민수 대표도 "AI 사이클이 꺾이지 않았고 기업 실적들도 좋기 때문에 (지수가) 버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눈치보기' 장세 당분간 지속
이에 국내 증시는 연말까지 6000선 대에서 움직이는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리 안정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상승 동력이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에서입니다.
김민수 대표는 "미국, 일본 등이 추가 금리 인상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글로벌 자산시장은 긴축으로 돌아섰다"면서 "이미 예고된 상황은 당장 증시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미국의 물가 등 지표가 안정되는 모습이 확인될 때까지는 눈치 보기, 간 보기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코스피가 6000선 중반에서 7000선 초반을 노리는 양상으로 전개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정다운 연구원 역시 "향후 스테이블 코인의 제도권 편입 여부,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주도할 금융 규제 완화 등이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정도까지는 박스권 흐름을 전망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반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황을 조금 더 낙관적으로 점쳤습니다. 그는 "매파적인 FOMC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코스피 6600선 지지력 테스트는 감안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선반영된 매파적 통화정책 우려를 소화한 이후에는 본격적인 실적시즌 돌입에 대비하는 기회"라고 말했는데요. "단기적으로는 7000선 중후반, 긴 호흡으로는 8000선 후반, 역사적 고점을 향하는 흐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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