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꼬 트인 '메가특구 노동특례'...핵심은 '주52시간·기간제 2+2'
정부, 노사정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 제안…"국운 걸린 과제"
노동계 반발 넘을 해법 주목…'반도체 특례 범위'가 관건
2026-09-15 17:26:04 2026-09-15 18:09:35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정부가 반도체 메가특구 법안 발의에 속도를 내면서 노동 특례를 둘러싼 논의에도 물꼬가 트였습니다. 현행 주52시간제에 예외를 두는 방안과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기간을 연장하는 방안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고용노동부는 노사정 등 핵심 주체들이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해법을 마련할 것을 공식 제안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노동특례 논의 테이블 올린 김영훈…노사정 사회적 대화 제안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메가특구특별법 노동 특례 관련 사회적 대화 제안' 브리핑을 열고 메가특구의 성공을 위해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통한 해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장관은 "메가특구는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말 그대로 국운이 걸린 과제"라며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프로젝트일수록 저는 그 국운의, 국운의 결과를 함께 공유해야 될 주체들이 정책 입안 과정에서 참여하는 것은 너무나 마땅하고 또 성공을 위한 전제 조건이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김 장관은 주52시간제 예외 적용 등 노동 특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그러나 메가특구 성공을 위해 노사정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노동 특례를 주요 논의 대상으로 제시하고 대화를 촉구했다는 점에서, 대내외 경쟁 압박을 받는 경영계의 요구에 무게를 실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실제 민주당도 지난 4일 '메가성장특별위원회 당정협의회'에서 메가특구법을 이달 내 발의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입법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이 자리에서는 1차로 작성된 메가특구법 조문에 주52시간제 예외와 유사한 내용이 담겼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김 장관은 노동 특례에 대한 정부 입장이 정해진 것은 아니라며 사회적 대화를 통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저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낸 적은 있고, 산업부 장관님께서는 필요성을 설파하신 바가 있다"면서도 "두 가지가 충돌하는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친노동이 친기업이 되고, 사실은 친노동이 친산업정책이 돼야 한다"며 산업 전반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고민을 이어가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주요 논의 쟁점으로 경영계가 요구해 온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과 '기간제 2+2'를 꼽았습니다.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은 고소득 전문직·연구직 등에 근로시간 규제를 예외 적용하는 방안으로, 메가특구에 한해 주52시간제 예외를 두자는 취지입니다. '기간제 2+2'는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최대 4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입니다.
 
노동계는 노동권 후퇴 등을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민주노총은 이날 논평에서 "메가특구 관련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 당사자로서 지역균형발전과 산업 경쟁력 강화가 노동자의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책임 있게 논의에 임할 것"이라면서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의 참여가 노동 특례 수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구체적인 사안은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습니다.
 
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메가특구 특별법 관련 사회적 대화 제안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양보 전제한 대화' 우려…반도체 특례도 '필요한 곳만'
 
정부는 사회적 대화의 종료 시점 역시 논의 결과에 따라 결정한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노동 특례를 둘러싼 노사 간 입장 차가 큰 만큼, 실제 합의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다른 나라에서는 노사정 협의에서 노사 양측이 조율해서 교차점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그런데 우리나라는 노사정 체제 기구가 명칭은 조금씩 달라도 노동자들이 양보할 것을 정해놓고 수습하는 과정"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내부에서 (노사정 대화에) 참여하겠다는 의지가 있지만, 반대하는 의견도 상당하다"며 "지금 (민주노총) 집행부는 노사정 협의체 참여 의지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 정도로 노동자들을 안 구할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무엇을 포기할지) 설득하는 과정이라면 (사회적 대화를 통한) 성과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노동계 반발을 줄이면서 반도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노동 특례를 핵심 연구·개발 분야에 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이병훈 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과 교수는 "(주52시간 제도는) 연구직이 아닌 현장 근로 노동자 등의 과도한 노동을 막으려는 것이다"며 "(주52시간 제도를 적용하면) 반도체 산업에서는 개발 속도가 늦어져 국가 경쟁력은 떨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구직 중에서도 다 (노동 특례를 적용)할 필요도 없다"며 "진짜 회사가 필요한 정말 핵심이 인재, 핵심 프로젝트에 해당하는 소수의 인원에 적용하자고 하면 노동계도 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