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보다 금융이 병목"…건설업계, PF 자금경색 해소 목소리
신규 택지 풀어도 자금 없인 착공 불가능
PF 2년새 약 50조원 ↓…"단계적 회복 필요"
2026-08-06 15:14:26 2026-08-06 15:23:56
 
서울 잠실 장미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계에선 새 택지 못지않게 PF(프로젝트파이낸싱) 자금경색 해소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아무리 신규 택지를 풀어도 자금줄이 막히면 착공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신규 택지 확보, 3기 신도시 사업 기간 단축, 공공 중심 도심복합사업, 비아파트 공급 확대 등을 담은 주택공급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정부가 구상하는 공급 대책이 착공으로 이어지려면 자금 조달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금융권의 PF 잔액은 2024년 6월 216조5000억원, 지난해 6월 186조6000억원으로 1년 만에 13.8% 감소했습니다. 6개월 뒤인 지난해 말에는 174조3000억원까지 줄었고, 올해 3월에는 169조8000억원까지 내려앉으며 170조원 선이 깨졌습니다. 신규 취급액도 지난해 말 20조7000억원에서 올해 3월 16조8000억원으로 규모가 축소됐습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분양시장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이미 인허가를 받은 사업조차 착공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택지를 아무리 풀어도 시공사가 자금을 못 구하면 첫 삽도 못 뜬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건 새 땅보다 멈춰 있는 현장부터 돌리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즉, 이번 공급 대책에는 인허가 물량 중 실제 자금조달까지 이어진 착공 비율인 '금융종결률'을 관리하는 방안이 함께 담겨야 한다는 게 현장의 의견입니다. 또한 PF 리스크 지표가 안정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정상 사업장과 금융 병목이 발생한 사업장을 구분해 PF 순공급을 단계적으로 회복시켜야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다만 현재 PF 시장이 쪼그라든 원인이 금융권만의 문제로 볼 수는 없습니다. 서울 지역 아파트를 제외한 PF 사업 대부분이 민간 수요 위축으로 사업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금융권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무릅쓰고 사업성 낮은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는 겁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브릿지론 의존 사업에 최소 자기자본비율 설정 필요성이 제기됩니다. 자기자본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고금리 브릿지론에만 기대면, 금융권과 업계 모두 변동성에 매우 취약해지기 때문입니다. 현재 사업 규모와 위험도에 따라 최소 자기자본비율을 단계적으로 설정하고, 공공지원은 기반시설·공공임대처럼 공익성이 뚜렷한 부분에 한정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원활한 공급을 위해 현장에서는 재건축·재개발 초기 사업비 조달 구조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 정비사업 관계자는 "조합원 대여금과 고금리 브릿지론 의존도가 높은 만큼, 주택도시보증공사와 주택도시기금이 정비계획 확정·동의율·공사비 검증을 충족한 사업에 초기자금과 보증을 제공해야 한다"며 "착공 이후에는 분양대금과 장기 PF로 전환하도록 하는 단계별 금융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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