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한올바이오파마, 사추위 없는 이사회…견제장치 '빈칸'
내실 없이 지배구조 준수율만 73%
이사회 독립성·견제 기능 구조적 약화
2026-07-28 06:30:00 2026-07-28 06:30:00
이 기사는 2026년 07월 24일 14:4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한올바이오파마(009420)가 기업지배구조 핵심 지표 준수율 73.3%를 기록했지만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진 견제 장치는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보상위원회 등 주요 위원회도 두지 않은 데다 대웅그룹 오너 2세는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어 외형상 준수율과 실제 지배구조 사이의 간극이 크다는 지적이다.
 
(사진=대웅제약)
 
이사회 의장은 사내이사…추천위는 ‘전무’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한올바이오파마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이사회 의장직은 사외이사가 아닌 사내이사 윤재춘 부회장이 맡고 있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박승국·박수진)를 물리적으로 분리했지만, 경영진과 한 몸인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담당해 대표이사 및 집행임원에 대한 이사회의 실질적인 감독과 견제 기능은 구조적으로 약화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사회 내 기구 공백도 이 같은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 이사회는 의무 설치 대상인 '감사위원회'의 기구만 두고 있을 뿐, 상장기업의 투명한 경영을 지원하는 핵심기구인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ESG위원회가 없다.
 
사외이사 비율 또한 40% 이하다. 한올바이오파마 이사회 전체 구성원 6명 가운데 사외이사는 고작 2명으로 전체의 33.3%다. 상법상 최소 요구 조건(이사 총수의 4분의 1 이상)만 턱걸이했다. 이사회 과반을 사외이사로 구성해 독립성을 확보하도록 권고하는 일반적인 지배구조 가이드라인에 미달한다. 경영진의 독단을 막고 주주 이익을 대변할 외부 전문가의 목소리가 이사회 내에서 압도당하기 쉬운 구도다.
 
이에 대해 한올바이오파마 측은 <IB토마토>에 "상법상으로 정한 사외이사 비율을 충족하고 있다"라며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최대 주주인 대웅(003090)그룹 오너가의 경영 참여 방식은 더 큰 지적을 받는다. 대웅제약(069620)은 한올바이오파마의 지분 31.2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올해 1분기 기준 비상근 미등기 임원으로 대웅그룹 오너 2세인 윤재승 최고비전책임자(CVO)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룹 오너가 핵심 인물이 계열사 CVO라는 중책을 맡으면서도 등기이사직은 피하고 있다. 
 
미등기 임원은 원칙적으로 상법상 이사가 아니어서 선관주의의무·충실의무를 부담하지 않고, 주주총회나 이사회 결의를 통한 이사로서의 법적 책임 구조에서 한발 물러서 있다. 경영 전반과 중장기 비전 수립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형식적으로는 등기이사에게 책임이 귀속되는 구조적 불일치가 생길 수 있다. 
 
이에 대해서도 한올바이오파마 측은 <IB토마토>에 "임원이나 이사회 구성을 회사 경영환경과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고 있다"라고 짧게 답했다. 
 
 
 
사추위 부재…대웅제약·오너가 세력 확장 길 터줘
 
독립적인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부재는 대주주 편향적 지배구조를 더욱 공고히 만들 것으로 보인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사추위를 두지 않고 기존 이사회의 사전검토만으로 사외이사 및 사내이사 후보를 선정해 주주총회에 안건으로 상정한다. 최대 주주인 대웅제약과 오너가, 기존 경영진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독립적인 외부 인사가 이사로 추천되기는 힘든 구조다. 이사회가 스스로를 셀프 추천하고 대주주의 입맛에 맞는 인물들로 채워지는 우호적 순환고리가 형성될 수 있다.
 
회사가 공시를 통해 표방해 온 '이사회 중심 경영을 통한 투명성 및 전문성 확보' 방침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구조다. 대주주 및 경영진의 영향을 독립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최소한의 내부 통제 장치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한편 한올바이오파마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총 15개 핵심 지표 중 11개를 준수해 73.3%의 준수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숫자상으로는 지배구조 정착이 양호하게 이뤄진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진 견제 등 지배구조는 핵심 항목들이 대부분 '미준수' 상태로 남아 있다.
 
지배 구조적 취약점은 향후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와 ESG 평가에서 심각한 감점 요인으로 작동할 전망이다. 한국ESG기준원(KCGS)을 비롯해 ISS, 글래스루이스 등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은 △사외이사 의장 미분리 △사추위 및 보상위 미설치 등에 대해 엄격한 평가 기준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올바이오파마 측은 <IB토마토>에 "이사회 내에 감사위원회 외 추가 위원회 설치 등은 지속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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