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홈플러스발 유동성 경색 우려
2026-07-21 15:35:10 2026-07-21 16:12:41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홈플러스가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을 확보하며 가까스로 파산을 피해 회생절차를 이어가게 됐지만, 그 여파는 보험·카드·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회생채권과 리츠 투자 등이 금융사들의 자산건전성을 압박하면서 충당금 부담 등 홈플러스발 유동성 리스크가 커지는 양상입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지난해 4월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채권자 목록에 기재된 총 채무액은 2조6960억원입니다. 유형별로는 회생담보권이 269억원(4건), 회생채권이 2조6691억원(2894건)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러나 당해 6월 제출한 회생계획안상 실제 변제 계획에 반영되는 채무액은 2조2700억원으로 줄었습니다. 법원으로부터 조기 변제 허가를 받아 상환 중인 '상거래 회생채권'과 영업 지속을 전제로 변제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은 제외됐습니다.
 
회생채권은 담보신탁채권, 대여금채권,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 기업구매전용카드채권, 물품대금채권, 매출정산대금채권, 비상품대금채권, 리스료채권,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등으로 구성됩니다.
 
보험업권, 홈플러스발 부실채권비율 상승세
 
보험업권은 홈플러스 대출채권이 회생 개시 이후 회생채권으로 분류되면서 사실상 부실채권(NPL)을 떠안게 됐습니다. 이는 부실채권비율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대손충당금 적립 대상이 되는 만큼 지급여력(K-ICS·킥스) 등 자산건전성 지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금융감독원도 홈플러스 회생이 보험업권 건전성에 미친 영향을 별도로 언급했습니다. 금감원이 공개한 보험회사 대출채권 중 기업대출 연체율은 2024년 연간 0.5% 수준 안팎에서 움직이다 2025년 0.6%에 진입했고, 2025년 6월 말부터 최근까지 0.8% 안팎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업계 최대 익스포저를 보유한 메리츠금융그룹의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말 기준 홈플러스 관련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2807억7000만원에 달합니다.
 
금감원은 부실채권비율 산출 주석에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로 인해 홈플러스 대출채권을 전액 고정으로 분류했다'고 명시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회사별로 다양한 부실채권이 있어 홈플러스 대출채권만 별도로 관리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보험업권의 부실채권비율이 이전보다 상승한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홈플러스 대출채권 영향이 반영됐다는 점을 주석으로 명시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카드업권, 구매전용카드 리스크에 컨텐전시 가동
 
카드업권은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와 같은 결제·정산 중단은 피했지만, 홈플러스 회생에 따른 카드채권 부실 가능성에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상 기업구매전용카드채권과 매입채무유동화채권 규모는 4811억원입니다. 카드사별로 △롯데카드 2286억원 △현대카드 2245억원 △신한카드 280억원 순입니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표준약관에 따라 대금 지급 보류와 상계권 행사 등 리스크 관리 체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카드사 8곳(삼성·신한·우리·비씨·하나·KB국민·NH농협카드)은 관련 부서에서 홈플러스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홈플러스와 관련 컨텐전시 플랜을 가동했습니다. 카드사 관계자는 "회생이 재개되면서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아직 파산 절차에 대한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유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여신금융협회 신용카드 가맹점 표준약관에 따르면 회생신청, 파산신청 등 경영상 변동이 발생했을 때 대금 지급을 보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급 보류된 대금 안에서 카드사의 손해를 상계 처리하고 정산해 손실을 줄이겠다는 목적입니다.
 
홈플러스는 지난 2020년 초부터 현대카드·롯데카드·신한카드 등과 구매전용카드 이용계약을 맺고 협력업체 물품대금을 결제해 왔습니다. 홈플러스는 구매전용카드를 이용해 협력업체 물건을 외상으로 구매하면 카드사가 협력업체에 구매대금을 현금으로 먼저 지급한 뒤 홈플러스로부터 수수료와 함께 카드 이용대금을 회수하는 구조입니다. 카드사는 구매대금을 지급한 시점부터 홈플러스에 자금을 회수하기 전까지 상거래 성격의 매출채권을 보유하게 됩니다.
 
다만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개시로 카드 이용대금 회수가 지연될 우려가 커졌습니다. 카드사들은 카드 결제 이후 2영업일 이내에 가맹점에 대금을 먼저 지급하고, 약정된 결제일에 소비자로부터 회수하고 있는데요. 대금을 가맹점에 먼저 지급하는 특성상 파산 이슈가 불거졌을 때 소비자의 결제 취소 및 환불 등으로 대금을 회수하지 못하면 고스란히 카드사 손실로 이어집니다.
 
700억원대 후순위 리츠 투자, 저축은행도 부담
 
저축은행업계도 홈플러스 점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부동산투자회사(REITs·리츠)와부동산 신탁 익스포저가 700억원대로 추산돼 촉각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대부분 중·후순위 지분 투자로 들어간 만큼 리스크 확대에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점포 리츠에 묶인 저축은행 자금은 476억원에 달합니다. 유형별로 △후순위 담보대출 376억원 △보통주 투자 100억원 등입니다.
 
구체적으로 홈플러스 울산동구점에 대한 투자인 '대한제21호위탁관리리츠' 대주단에는 △대신저축은행 100억원 △KB저축은행 50억원 △예가람저축은행 47억원 △하나저축은행 30억원이 후순위로 참여했습니다. 다올저축은행과 OSB저축은행은 각각 보통주 35억원, JT저축은행은 보통주 3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홈플러스 사당점을 담은 'KB사당리테일리츠'에는 △대신저축은행 30억원 △고려저축은행 30억원씩 3순위 근저당 대출을 실행했고, 홈플러스 강서점과 본사 사옥을 담은 ‘제이알제24호기업구조조정리츠’에는 △금화저축은행 18억원 △우리금융저축은행 27억원 △JT친애저축은행 44억원이 후순위로 들어갔습니다. SBI저축은행은 250억원 규모의 '이지스코어리테일부동산신탁제126호'에 중순위로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담보대출은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어 일부 회수가 가능하지만 저축은행 대출분은 모두 후순위인 만큼 선순위 채권 변제 후 잔여 재산이 부족하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됩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홈플러스 파산이 확정되면 리츠 투자를 고정이하여신으로 재분류하고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임시휴업 중인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 (사진=뉴시스)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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