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다인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씨가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을 확정받았습니다.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583일 만입니다. 아울러 윤씨가 계엄 이후 받는 8개의 형사재판 중 첫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이기도 합니다.
윤석열씨가 지난해 9월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 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에 출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9일 오후 2시 윤씨의 특수공무집행 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 사건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로써 윤씨의 10개 혐의 중 8개 혐의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습니다.
이날 윤씨는 서울고법에서 진행되는 내란 우두머리 사건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느라 대법원 선고가 이뤄지는 1호 법정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상고심은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습니다.
윤씨는 지난해 1월3일 경호처를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은 혐의(특수공무집행 방해)를 받습니다. 이외에도 △국무위원의 계엄 심의·의결권을 침해하고 외신에 허위 사실을 전파한 혐의 (직권남용) △허위 비상계엄 선포문 작성에 관여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등) △비화폰 기록 삭제를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교사) 등도 있습니다.
대법 "대통령 불소추특권, 기소 제한일 뿐…'수사'는 가능"
이번 상고심의 핵심 쟁점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헌법상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특권 대상 범죄인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에 대해 대통령 재직 중 수사가 가능한지 여부였습니다. 현직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기소)를 받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공수처가 내란 우두머리죄에 대해 수사권을 갖는지였습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헌법상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이 형사 소추만을 제한할 뿐, 수사 자체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습니다.
대법원은 "헌법 제84조의 문언, 불소추특권의 취지 및 본질 등을 고려하면, 불소추특권 대상 범죄에 대한 재직 중 형사상 소추가 금지되더라도 수사까지 전면적으로 금지된다고 볼 수는 없다"며 "대통령의 직무 수행이나 국가원수로서의 권위 확보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 내의 수사는 가능하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했습니다.
이어 공수처의 수사권에 관해선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공수처법)에서 정한 '고위공직자범죄'에 해당하므로 공수처가 이에 대해 수사를 개시한 것은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윤석열씨 측 변호인 유정화 변호사가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윤석열씨의 체포방해 사건 상고심 선고기일을 마친 후 입장을 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수처, 직권남용 수사 중 '내란 우두머리' 인지한 건 적법"
특히 대법원은 공수처가 직권남용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내란 우두머리죄를 인지해 수사한 것 역시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간 윤씨 측은 이 사건 재판 내내 '공수처에는 내란죄 수사 권한이 없으므로 당시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관한 압수수색 등도 위법한 수사였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1·2심에 이어 대법원 역시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겁니다.
대법원은 "공수처가 고위공직자범죄인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에 대해 수사를 개시하면서, 이와 관련 범죄인 내란 우두머리죄를 인지해 수사한 건 절차상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공수처법에선 '고위공직자범죄'에 관해 "고위공직자범죄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그 고위공직자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죄로서 해당 고위공직자가 범한 죄'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 외의 혐의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원심이 법리 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며 윤씨 측과 내란특검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항소심서 뒤집힌 무죄…윤씨 "사법 정치화, 재판소원 제기"
앞서 지난 1월 1심 재판부는 윤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으나, 지난 4월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무죄로 봤던 혐의들을 유죄로 뒤집으며 징역 7년으로 형량을 높였습니다.
당시 2심 재판부는 국무회의 소집 통지를 받았으나 늦게 도착해 회의에 참여하지 못한 국무위원 2명에 대한 심의권 침해 혐의, 해외 홍보비서관에게 계엄 때 국회 출입을 통제하지 않았다는 허위 사실을 작성해 외신에 배포한 혐의를 추가로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윤씨 측은 이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이를 최종 기각했습니다.
한편, 대법원 판결 직후 윤 씨 측 변호인단은 즉각 반발하며 재판소원을 제기하겠다고 했습니다.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통해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심리조차 생략한 채 일반 사건보다도 촉박하게 시간에 쫓기듯 상고를 기각한 것은 사실상 사법부의 최고심으로서의 기능을 방기한 '심리미진'이자 사법의 정치화에 다름 아니다"라며 "이는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 보호를 위해 재판소원 등 헌법재판 절차를 통해서 이번 판결의 위헌성을 다툴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