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경찰, '카카오페이 개인정보 유출' 수사 석달째 '제자리'
금감원 지난 3월 수사 의뢰했지만 경찰은 "자료 검토 중"
피의자 '소환조사·압수수색' 등 수사 아직 진행되지 않아
전문가들 "유사 피해 없도록 신속한 경찰 수사 필요하다"
2026-06-16 15:21:46 2026-06-16 16:32:34
[뉴스토마토 박진석 기자] 경찰이 카카오페이 개인정보 유출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현재까지 수사엔 진전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쿠팡이나 SK텔레콤이 연루된 개인정보 유출 사건 등에 대한 수사가 신속히 진행됐던 것에 비하면 카카오페이 사건은 상대적으로 더디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사진=연합뉴스)
 
16일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지난 3월 경기남부경찰청은 금융감독원의 수사 의뢰로 카카오페이 법인을 신용정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입니다. 카카오페이는 2018년부터 2024년 5월까지 고객 동의 없이 약 4045만명의 개인정보를 중국 간편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에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금감원 수사 의뢰 3개월째…경찰은 '제자리 걸음'
 
앞서 금감원은 2024년 4월 카카오페이 외환거래 관련 검사를 진행하다가 이 회사가 알리페이에 고객 동의 없이 개인신용정보를 넘겨준 정황을 적발했습니다. 유출된 정보는 휴대전화 번호와 거래 내역 등입니다. 금감원은 카카오페이가 애플 이용자의 결제 수단을 등록하는 과정에서 이런 정보를 알리페이에 전송했으며, 애플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들 정보까지 함께 넘겼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해 1월 카카오페이에 59억6000만원의 과징금을 물리고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금감원도 올해 2월 카카오페이에 과징금 129억7600만원과 과태료 4800만원을 부과했고, 3월엔 경찰에 수사까지 의뢰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수사에 착수한 지 3개월가량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관련 자료를 분석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자료를 검토 중이며 특별히 진척된 수사 상황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피의자 소환이나 압수수색 등 본격적 수사 절차도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금감원이 이미 과징금과 과태료를 물릴 정도로 상당 부분 조사가 이루어진 상태였지만, 경찰 수사는 여전히 기초 자료 검토 단계에 그치고 있는 셈입니다. 
 
특히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된 다른 유사 사건에 비해서도 지나치게 속도가 더딥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당시 서울경찰청은 즉각 수사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한 달 뒤인 12월엔 피의자를 특정하고, 올해 1월엔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에게 세 차례나 소환을 통보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4월 발생한 SKT 유심 정보 유출 사건 때도 서울경찰청은 수사 전담팀을 편성했고, 서울남대문경찰서는 한 달이 지난 5월 유영상 SKT 대표이사를 업무상 배임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지난해 1월23일 전승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3팀장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체회의 결과 브리핑을 통해 카카오페이에 과징금 59억60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무 제재 없이 정보 넘겨…신속 수사 이뤄져야"
 
하희봉 로피드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개인정보가 국내가 아닌 중국에 위치한 알리페이에 전달됐기 때문에 조사에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 수사는 금감원의 과징금·과태료와 같은 행정제재보다 중한 형사처벌 여부가 결정되기에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수사가 단기간에 끝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일각에선 그럼에도 경찰이 더욱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카카오페이의 개인정보 유출은 4045만명의 개인정보가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밖으로 빠져나간 사건입니다. 더구나 지난 11일 서울행정법원은 카카오페이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상대로 낸 과징금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회사의 과실을 인정하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경찰이 수사를 지연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김시월 건국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결국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피해를 입는 당사자는 소비자들이다. 소비자들이 보다 안심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경찰이 빠르게 조사를 해야 한다"면서 "쿠팡 등 여러 업체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런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경찰이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할 걸로 보인다"고 제언했습니다.
 
이에 대해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개인정보가 중국으로 넘어간 만큼 수사에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 의뢰 내용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단계이며 법과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진석 기자 ptba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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