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가 9부 능선을 넘었습니다. 양측의 합의가 이뤄질 경우 2월28일(현지시간) 시작된 중동 전쟁도 마무리 국면에 들어서는 셈입니다. 다만 미국과 이스라엘이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한다고 해도 앞으로 이어질 60일간의 후속 협상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이란의 비핵화 약속 이행 프로그램 마련 등이 여전히 후속 협상의 쟁점으로 남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MOU 서명해도 후속 협상 '난제'…이란 비핵화 시기·방식 '평행선'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의) 합의가 14일 서명될 예정"이라며 "서명 직후에는 호르무즈 해협이 모두에게 개방된다"고 밝혔습니다. 14일은 트럼프 대통령의 80번째 생일이란 점에서 선전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협상을 중재해 온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도 향후 24시간 안에 최종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원격 서명 준비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이란의 경우 "14일 서명은 아니다"라며 최종 문안 합의와 서명 시점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란 <파르스 통신>은 이란이 미국과의 종전 MOU 체결과 관련해 최종 결정을 내리기 위해 여전히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쟁 중재국인 카타르의 협상단이 협상 타결을 위해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종전 MOU 서명까지 양국의 막판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블룸버그>와 <CNN> 등에 따르면 양국의 종전 MOU에는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을 60일 연장하고 이 기간 양국이 이란의 비핵화와 미국의 경제적 보상 방안을 협상한다는 내용이 담길 전망입니다.
하지만 양측이 큰 틀에서 MOU에 합의한다고 해도 후속 협상이 성공할지는 불확실하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60일간 후속 협상에서 최대 쟁점은 이란의 고농축우라늄 처리 시기와 방식입니다. 미국은 고농축우라늄 처리와 핵시설 조치가 선행돼야 제재 완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인 반면, 이란은 MOU 체결과 동시에 석유화학 제품 수출 제재 완화와 해외 금융자산 접근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농축우라늄 처리 방식과 관련해 "모든 상황이 안정된 적절한 시기에 화강암 산맥 깊숙이 묻힌 '핵 먼지'(고농축우라늄)를 확보해 이란에서든 미국에서든 희석하고 파괴할 것"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다만 이 부분도 협상이 잘 진행될지는 불투명합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이 향후 협상에서 제한적인 우라늄 농축 중단과 일부 고농축 우라늄 반출에는 동의할 수 있지만 첨단 원심분리기를 포함한 핵 인프라는 그대로 유지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복원 등도 주요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란 동결자산 해제 시점도 '쟁점'…호르무즈·레바논도 '뇌관'
이란에 대한 제재·동결자산 해제와 경제적 보상금 규모를 두고도 양국의 시각 차이가 작지 않습니다. <메르 통신>이 보도한 양해각서 초안엔 240억달러(36조원)의 국외 이란 동결자산 해제가 포함되고, 이 중 절반은 MOU 체결과 동시에 해제된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또 미국이 60일 동안 이란의 금융, 원유·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제재를 중지하고, 미국과 동맹국들이 3000억달러(455조원) 규모의 이란 재건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문제도 쟁점입니다. 이란은 해협의 주권이 이란과 오만에 있다며 선박 통항에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반면 미국은 호르무즈가 국제 해협인 만큼 통행료 부과나 항행 제한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해협의 재개방 시기도 양국의 의견이 다릅니다. 레바논 휴전 조항 포함 여부도 양국 후속 협상의 쟁점으로 꼽힙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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