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9월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8~9일 북한을 국빈 방문합니다. 시 주석의 방북은 지난 2019년 6월 이후 7년 만입니다.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잇달아 만난 시 주석이 북한을 찾으면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 한반도와 국제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정부는 '건설적 역할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5일 "김 위원장의 초청에 의해 시 주석이 8~9일 북한을 국빈 방문하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도 이날 시 주석의 방북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다만 중국은 정부가 아닌 노동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가 이 소식을 전했습니다.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은 북·중 관계의 전통적 동맹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국제질서를 주도하는 주요 2개국(G2)으로서 중국의 입지를 확고히 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됩니다. 이번 방북이 '북·중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 조약' 체결 65주년이 되는 해에 이뤄지는 만큼 양국 동맹, 특히 경제 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미국과 대등한 입장에서 국제질서를 주도하려는 시 주석이 지역 패권 강화 차원에서 북한에 대규모 경제 협력이라는 선물 보따리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그런 차원에서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를 계기로 열린 북·중 정상회담 이후 9개월 만의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만남에서는 양국 간 경제 협력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이 북·미 대화 중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의 미·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공동 목표를 확인한 만큼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대화 재개를 설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다만 일각에선 시 주석이 중재에 나서더라도 북·미 대화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미국 입장에서 이란과 쿠바 등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은 현재 상황에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추진할 여력이 부족해 보입니다. 북한 역시 소극적입니다. 김 위원장이 지난 3일 새 핵시설을 시찰하면서 '핵 보유국' 지위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만큼 '비핵화'를 전제로 한 북·미 대화에는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이 '북·중·러' 대 '한·미·일'의 신냉전 구도를 더욱 고착화 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이어 김 위원장까지 만나면서 시 주석을 중심으로 한 3국 협력 구도가 짜이는 모양새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1991년 체결한 국경 동부 구간 협정에 따라 북한과 함께 두만강 출해(出海) 문제에 관한 3자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지난달 중·러 정상회담 공동성명으로 미뤄보면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이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부 외신에서는 전문가의 입을 빌어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이 북·러 밀착 견제하고, 한반도에 대한 주도권 쥐려는 의도'라는 해석을 내놨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계기로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안보 분야에서 밀착하는 가운데 중국이 경제 협력을 통해 북한과의 거리를 좁히고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한편, 시 주석의 방북과 관련해 외교부는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중국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건설적 역할을 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중국 측과 외교채널을 통해 긴밀히 소통 중"이라며 "북·중 간 교류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고도 말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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