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시청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민주당의 지방권력 교체가 사실상 패배로 막을 내리면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연임 가도에도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전략 부재의 '정청래호'가 자초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면서인데요. 당장 오는 8월 전당대회의 권력구조도 변화가 예고됩니다. 일각에서는 경쟁자로 거론되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6선의 송영길 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의 양강 구도로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기표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개각 1순위 김민석…1인 1표에 '호남' 주목
4일 청와대 및 정치권에 따르면 김 총리는 오는 8월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를 위해 이달 중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르면 이번주 안에 사의를 표명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이재명정부는 취임 1주년을 계기로 내각 및 청와대 '2기 체제' 구성을 본격화할 예정인데요. 이재명정부 2인자인 김 총리의 거취가 1순위로 언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미 청와대 안팎에서는 후임 총리의 하마평이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임 총리 후보군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입니다. 이와 관련해 강유정 청와대 수석 대변인은 "지방선거 결과가 보여준 민심을 바탕으로 국정 전반을 다시 한번 면밀히 돌아보고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변화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수 있다"고 이날 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즉 8월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 주자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겁니다. 유력 차기 당권 주자인 김 총리는 선거 이전부터 당내 인사들과 스킨십을 늘리며 존재감을 키워왔습니다.
앞서 김 총리는 지난달 19일 당 신임 원내대표단과 만찬 일정을 가졌습니다. 신임 원내대표단과 상견례 차원이라는 설명이 붙긴 했지만, 사실상 의원들과의 접촉면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같은 달 11일과 12일, 14일에도 김 총리는 국회 상임위원회 여야 일부 의원들과 식사를 함께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김 총리의 잦은 호남 방문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민주당의 광주·전남 권리당원은 약 32만명으로 전체의 4분의 1에 해당합니다. 민주당 권리당원이 가장 많은 지역이라는 의미입니다. 호남 지역에서 표를 받아야 1인 1표제가 시행되는 전당대회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미디어토마토·뉴스토마토>가 지난달 4~5일 조사해 7일 발표한 정기 여론조사(무선 ARS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포인트)에 따르면 '6·3 지방선거 이후 정 대표의 당대표 연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5.0%가 '반대'한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질문 대상을 호남으로 한정하면 정 대표의 연임 찬성 의견이 43.9%로 반대 38.4%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하지만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전북이라는 민주당의 텃밭에서 진땀승을 거두면서 '반청(반정청래)' 여론도 심상치 않습니다. 특히 투표 종료 직후 김영록 전 전남지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만한 당대표에 의해 호남인이 철저히 외면받았다"며 "광주·전남 시도민 의사를 무시하고 우롱한 정청래 당대표를 끌어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적었습니다. 호남 내부에서부터 불만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겁니다.
김 총리는 지난달 28일 "자신이 공천한 후보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정청래 역시 '다음'은 없을 것임을 명심하라"는 친여 성향 유튜버의 페이스북 글에 '좋아요'를 누르기도 했습니다. 다만 친청계(친정청래) 당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자 뒤늦게 좋아요를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당권 시동 송영길 "정청래 정치적 책임져야"
다크호스는 인천 연수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6선 의원으로 돌아온 송 당선인입니다. 송 당선인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좋은 이재명정부의 지지율을 잘 활용하지 못한 당의 선거 전략이 크게 아쉽다"며 "민생과 이재명정부의 실용주의 노선을 세우는 게 아니라 정체성 논쟁으로 가니 대구·경북에서의 확장성을 스스로 차단하는 자기모순에 빠진 것"이라고 직격했습니다.
특히 정 대표의 책임론을 언급하며 "당대표가 모든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전당대회가 있으니 종합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전당대회 출마 의사에는 "이 체제가 바뀌지 않으면 이재명정부 성공을 담보하는 데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걱정을 당원들이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김민석 총리께서도 출마하신다고 그러니까 전반적인 상황을 보도록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사실상 내부 권력 다툼이 본격화한 모양새인데요. 지선에서 패배한 정 대표가 구심점을 더 상실하게 되면, 사실상 김 총리와 송 당선인의 당권 경쟁 구도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번 당대표 선거는 오는 2028년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되는 막강한 권한이 걸려 있는 데다, 차기 대선의 '지름길'로 통하기도 합니다.
다만 정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친여 유튜버 김어준씨는 지난 1일 방송에서 송 전 대표를 겨냥해 "그분은 '친석(친김민석)'인가 보다"라며 "친명, 반명은 보수가 만들어낸 프레임이고, 진짜는 친정청래냐, 친김민석이냐"고 했습니다. 전당대회 구도를 정청래 대 김민석으로 규정한 셈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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