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불안에 ’귀한 몸’ 된 고철…업계, 원가·판가 압박 ‘이중고’
포스코 전기로 가동 임박…철스크랩 수요↑
우크라 재건 기대감에 스크랩 수출도 증가
원가 부담↑…봉형강업계 “상황 예의주시”
2026-05-28 11:25:22 2026-05-28 15:51:05
[뉴스토마토 박창욱·이원진 기자] 국내 철스크랩 수급 불안이 커짐에 따라 전기로 비중이 높은 국내 봉형강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재건 기대감으로 글로벌 철스크랩(고철) 가격이 올라 국내 유통 물량 일부가 수출로 빠져나가는 가운데, 포스코까지 철스크랩 매입을 본격화하면 고철 확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탓입니다. 건설용 철강재를 주로 생산하는 봉형강 업계는 철스크랩 가격 변동에 민감한 데다, 건설 경기 부진으로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도 쉽지 않아 원가와 판가 양쪽에서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서울 시내 한 철근 공업사에서 노동자가 작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다음달 중 광양제철소 신규 전기로 가동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2024년 2월 착공한 해당 설비는 연산 250만톤 규모로, 전기로에서 생산한 쇳물과 고로 쇳물을 섞는 ‘합탕’ 기술이 적용됩니다.
 
포스코의 전기로 가동은 국내 철스크랩 수급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전기로는 철스크랩을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설비로, 철광석과 코크스를 주원료로 하는 고로보다 철스크랩 의존도가 높습니다. 그간 철광석을 기반으로 쇳물을 생산했던 포스코가 이번 전기로 가동을 계기로 철스크랩 매입을 늘리면, 국내 철스크랩 시장의 대형 수요처로 부상할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초기 가동률을 10~20%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향후 가동률이 점진적으로 높아질 계획인 데다 몇 달 치 재고를 확보하는 게 일반적이다 보니 철스크랩 수요 확대 압력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재건 움직임까지 맞물리면서 국내 철스크랩 수급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재건용 강재 수요 확대 전망으로 글로벌 철스크랩 가격이 국내 가격을 웃돌자, 국내 유통 물량 일부가 해외시장으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지난 4월 글로벌 철스크랩 가격은 톤당 60만원 수준으로, 국내 가격을 10만원가량 웃돌았습니다. 실제 수출 물량도 늘었습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철스크랩 수출량은 4만8000t으로, 지난해 하반기 평균 3만t보다 약 1만8000t 많았습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전남 광양에 위치한 포스코 광양제철소 고로. (사진=뉴시스) 
 
포스코발 수요 압박과 수출 물량 증가로 국산 철스크랩 유통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연초 톤당 40만원 초반대였던 국산 철스크랩 가격은 이달 중순 50만원대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40만원 후반대에서 숨을 고르는 모습입니다.
 
이에 국내 봉형강 업체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입니다. 건설 경기 침체로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철스크랩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이 맞물리며 원가 부담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산 철근의 저가 물량 공세도 수익성 압박을 키우는 요인입니다. 철스크랩을 주원료로 생산되는 철근은 봉형강 업체들의 핵심 품목이지만, 열연강판과 후판 등 판재류와 달리 중국산 제품에 별도 반덤핑 관세가 적용되지 않아 가격 경쟁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에 업계는 당분간 철스크랩 매입을 줄이고 시장 상황을 관망할 것으로 보입니다. 원료 가격이 높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매입에 나서기보다, 기존 재고를 활용해 가동률을 유지하며 가격 흐름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입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사들이 당분간 원료 매입을 줄이고 숨을 고를 듯하다”며 “건설 경기 침체로 제품 재고가 많이 쌓여 있는 만큼 당장 많은 물량의 철스크랩을 확보하지 않아도 현행 가동률 유지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박창욱·이원진 기자 blue45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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