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030200)가 이사회 권한을 조정하며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그동안 이사회가 쥐고 있던 인사와 조직개편 권한을 최고경영자(CEO) 중심으로 재편하며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는 모습입니다.
KT 이사회는 지난달 31일 주주총회 이후 열린 이달 이사회에서 이사회 규정 일부를 개정했다고 23일 밝혔습니다.
이번 개정으로 인사와 조직개편 관련 의사결정 구조가 바뀌었습니다. 기존에는 대표이사가 부문장급 임원 인사와 주요 조직개편을 추진할 경우 이사회 사전 승인을 받아야 했지만, 해당 규정을 삭제했습니다. 조직개편 관련 사항도 사전보고에서 단순 보고로 전환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사회가 강화했던 권한을 다시 조정한 조치입니다. 당시 이사회는 대표이사의 부문장급 인사와 주요 조직개편에 대해 사전 심의와 의결을 거치도록 규정을 바꾼 바 있습니다. 기존 보고 수준이었던 사안을 승인 사항으로 격상시키며 이사회 권한을 크게 확대했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김영섭 전 대표 체제 당시 경영권과 맞물려 다양한 해석을 낳았습니다. 당시 이사회가 부문장급 인사와 주요 조직개편에 대한 승인 권한을 가져가면서, 경영진 견제 기능을 강화하려는 조치라는 평가와 함께 김 전 대표의 인사권 행사를 제어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시각도 제기됐습니다. 특히 김 전 대표가 연임을 포기한 상황에서 이사회가 영향력을 유지하려 했다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결과적으로 이사회 권한이 과도하게 확대되며 옥상옥 구조라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이번 규정 개정은 이러한 구조를 바로잡고, 대표이사와 이사회의 역할을 재정립하려는 시도로 풀이됩니다. 김용헌 KT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 운영의 합리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대표이사와 이사회의 역할을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새로운 대표이사 체제와 함께 지속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KT 이사회는 사규 위반 의혹이 제기된 사외이사에 대해 사법적 판단이 나올 때까지 이사회, 위원회 출석과 심의 참여를 제한하고, 의결권 행사도 자제하도록 권고했습니다.
이는 일부 사외이사의 이해관계 충돌 논란을 의식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특히 조승아 전 사외이사가 최대주주 계열사인
현대제철(004020)과 겸직했던 사실이 도마에 오르며, 이사회 독립성과 견제 기능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진 바 있습니다. 앞서 주주총회에서도 이사회 운영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김미영 KT 새노조 위원장은 "이사회의 전횡으로 경영 위기가 심화됐다"며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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