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시한 만료가 임박한 가운데 양국이 또다시 종전과 확전의 갈림길에 섰습니다. 미국이 대이란 해상 봉쇄 작전 개시 후 처음으로 이란 화물선을 나포하자, 이란이 즉각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최고조로 치달았습니다. 20일(현지시간) 파키스탄에서 열릴 예정인 2차 종전 협상의 성사 여부도 불투명해졌는데요. 양국이 휴전 종료를 앞두고 막판 샅바 싸움에 들어간 모습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군사충돌 재점화…2차 종전협상 '안갯속'
미국은 19일(현지시간) 해상 봉쇄를 무시하고 항해하던 이란 화물선을 공격해 나포했다고 밝혔습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이전에 미군의 봉쇄를 뚫고 항해하려 한 이란 선박 25척을 회항시켰으나, 무력을 사용해 나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란 선박이 미군의 회항 지시에 끝내 응하지 않은 것도 이번이 첫 사례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스프루언스'가 오만만에서 해당 화물선에 사격을 가해 기관실에 구멍을 냈다"면서 "지금 미 해병대가 선박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으며, 내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이란은 보복을 예고했습니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 대변인은 "미군의 발포는 휴전 합의 위반"이라며 "곧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 이란 국영 매체 <프레스TV>는 20일 이란군이 미국 군함 '여러 척'을 무인기(드론) 공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미국은 이란의 공격이 실제로 있었는지 입장을 내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이란 선박 나포는 이란에 압박 수위를 한층 더 높여 합의를 종용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됩니다. 미군이 군사력을 동원하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언제든지 뺏어올 수 있다는 경고 차원의 행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2차 종전 협상 성사 여부도 안갯속에 빠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특사들이 20일 저녁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 백악관은 JD 밴스 부통령,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로 구성된 미 협상팀이 이슬라마바드로 향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란은 2차 협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전했습니다. 이란 국영 매체인 <IRNA>는 "미국의 과도한 요구, 끊임없는 입장 변화, 반복되는 모순, 그리고 휴전 협정 위반으로 간주되는 지속적인 해상 봉쇄를 규탄한다"며 "현 상황에서는 실질적인 협상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했습니다. 이란 외무부도 "미국과의 추가 협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파키스탄 매체 <파키스탄옵서버>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란 대표단이 회담을 위해 21일 이슬라마바드에 올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양측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휴전이 한 차례 더 연장될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는 제기됩니다. 20일에 협상이 타결되지 않더라도, 최소한 오는 21일까지인 휴전이 한 차례 더 연장될 수 있다는 겁니다.
파키스탄 노동자들이 20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 간 2차 회담이 열릴 예정인 세레나 호텔 인근 광고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2차 협상 진행해도…우라늄·호르무즈 쟁점 '여전'
2차 종전 협상이 성사될 경우 향후 상세 논의의 틀이 되는 기본 합의를 체결하는 게 양측의 당면 과제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종전 합의를 위한 양국의 핵심 쟁점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이란을 상대로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최소 20년간의 우라늄 농축 중단, 핵무기급 고농축 우라늄 반출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2015년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때 이란 핵합의(JCPOA) 조건인 '15년간 중단 기간 초과'가 협상 타결의 최저 기준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반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행사와 모든 경제 제재 해제, 우라늄 농축 기간 단축, 고농축 우라늄 희석 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백승훈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결국 미국과 이란이 2차 협상에 나서긴 할 것"이라며 "이란은 미국으로부터 경제적인 문제의 해결을 확답받으려 할 테고, 미국은 우라늄 농축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여부가 앞으로 협상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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