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번째 차가운 봄…세월호 '멈춰진 그날'
세월호 참사 12주기…전국 곳곳 노란 물결
이재명 대통령, 현직 첫 세월호 기억식 참석
2026-04-16 17:14:19 2026-04-16 18:42:47
[뉴스토마토 박진아·한동인 기자] 끝내 무뎌지지 않는 슬픔이 있습니다. 쉽게 지워지지 않는 기억이 있습니다. 지난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열두 번의 봄이 찾아왔지만, 유족들은 여전히 봄을 만끽하지 못합니다. 유족들의 시간은 '그날'에 멈춰 있는 가운데, 아물지 않은 상처를 어루만지며 전국 곳곳에서 304명의 아이들 이름이 울려 퍼집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12년이 흘렀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안전하지 않습니다. 시민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발의된 '생명안전기본법'은 수년째 국회에 계류 중이고, 이태원 참사 등 책임을 회피하는 역사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맞은 16일, 흐르는 시간 속에 옅어지는 기억을 붙잡으며 5200만 국민이 말합니다. "세월호,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기억하겠습니다."
 
아물지 않은 그날의 상처…울려 퍼지는 304명의 이름 
 
2014년 4월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라남도 진도 부근 해상에서 침몰했습니다. 당시 사고로 탑승객 476명 가운데, 304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대형 해상 참사입니다. 희생자 중에는 수학여행을 떠났던 단원고 학생 250명과 교사 11명이 포함돼 전 국민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사고 초기부터 정부의 미흡한 대처 등으로 지적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이후 특별조사위원회활동 등 과정에서도 외압과 은폐 논란이 지속됐습니다. 
 
세월호 선체는 침몰 1073일 만인 2017년 3월23일 인양됐습니다. 당시 세월호 인양을 놓고서도 진상규명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와 실익을 거론하는 입장 등이 충돌하며 갑론을박이 이어졌습니다. 이후 2017년 7월7일 인양한 세월호에 대한 선체조사위원회가 구성됐고, 이들은 선체를 조사하는 것은 물론 검찰이 발표한 세월호 사고 원인 등을 검증하는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선조위는 결국 배에 기계 결함이 있다는 점을 밝혀냈으나, 침몰 원인을 두고서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2018년 8월 활동을 마감했습니다.  
 
세월호 2000일간 시민사회에서의 진상규명 목소리도 상당했습니다. 참사 이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은 다수 집회의 주된 구호 가운데 하나일 정도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셌습니다. 정치권에선 당시 박근혜정부와 여당인 자유한국당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습니다. 하지만 12년이 지난 지금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은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에 대한 책임도 누구도 지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맞은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 팽목기억관에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노란 리본들이 매달려 있다. (사진=뉴시스)
 
바뀐 것이 없다…"그날의 과오·교훈 잊지 않겠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 등은 지난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공식 사과 △비공개 기록 전면 공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권고 이행 △기억추모시설 건립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등 '6대 핵심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이들은 "참사 이후에도 재난 대응 체계 개편이 지연되면서 대형 참사가 반복되고 있다"며 "세월호 이후에도 이태원·오송 등 사회적 재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구조적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세월호가 우리에게 남긴 질문은 명확합니다. 사고를 수습하는 나라가 아닌, 사고를 막는 나라여야 한다는 것. 세월호 참사가 남긴 핵심이자 교훈입니다. 그럼에도 생명안전기본법은 여전히 국회에서 계류 중입니다. 2020년 11월 발의됐지만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지부진하게 제자리걸음 중입니다. '생명'이 모든 정책의 최우선이 되는 사회를 위해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같은 실질적인 응답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식'에 참석해 추도사를 통해 "국민 여러분께서 체감하실 수 있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변화를 이루어 내겠다"고 했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기억식에 참석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이 약속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세월호가 우리에게 남긴 숙제를 완성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생명과 안전에 관해서는 단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겠다"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국민을 지켜내는 나라, 온전히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그날의 과오와 그 무거운 교훈을 한시도 잊지 않으며,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한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어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바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함이다"며 "너무도 당연한 이 기본과 원칙을 반드시 바로 세우겠다"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억하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되새겼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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