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이후 참사 반복…생명안전법도 '제자리'
최근에도 후진국형 참사 잇따라
제도 개선 지연에 '생명권 위협'
2026-04-16 16:59:39 2026-04-16 17:08:57
[뉴스토마토 박주용·이효진 기자] 2014년 4·16 세월호 참사 이후 12년이 지났지만 사회적 재난에 따른 비극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습니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이태원 참사와 오송 지하차도 참사,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등과 같이 재난관리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후진국형 참사가 계속해서 벌어졌습니다. 이런 와중에 안전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규정하고 독립적 재난 조사 기구를 만드는 내용이 담긴 '생명안전기본법'이 2020년 발의됐음에도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참사를 막기 위한 핵심 제도 개선과 책임 이행이 지연되면서 시민의 생명권이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생명안전법 2020년 이후 '하세월'…민주, 뒤늦게 "신속 처리"
 
1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생명안전기본법은 2020년 21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됐다가 폐기됐고 2025년 3월 22대 국회에서 박주민·용혜인·한창민 의원 등 77명이 다시 발의했습니다. 이후 공청회까지 마쳤지만, 현재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산하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에 회부된 상태입니다.
 
생명안전기본법엔 안전하게 생활할 권리인 '안전권'을 규정하고 재난 발생에 대한 국가와 지방정부, 기업의 책무를 규정하는 내용도 담았습니다. 이와 함께 재난 예방 단계에서 정책과 사업의 위험도를 점검하는 '안전영향평가' 제도 도입, 재난 발생 시 독립적으로 원인을 규명하는 재난 조사 기구 설치, 피해자 권리 보장 등도 생명안전기본법의 핵심 내용입니다.
 
국회의 생명안전기본법 논의가 지연된 배경엔 여야 간 입장 차이가 작용했습니다. 법안의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있지만 재난 조사 기구의 권한 범위가 중복되고, 기존 제도와의 관계, 입법 우선순위를 둘러싼 이견으로 심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행안위 논의 역시 행정안전부와 민주당이 요구하는 '중점 추진 법안'이나 여야 합의로 상정된 법안을 중심으로 법안심사를 진행하다 보니 생명안전기본법이 다른 법안에 밀려 지체됐습니다.
 
다만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계기로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여권도 이에 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생명안전기본법을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행안위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고안 대다수 '조치 완료'에도…유가족 "현실과 괴리" '분통'
 
법안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 등을 위해 탄생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의 권고안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4·16연대(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가 지난해 말 세월호 참사 관련 사참위 권고 이행 현황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사참위가 세월호 참사 관련해 권고한 32건 중 3건은 이행 추진, 1건은 중장기 검토 대상으로 분류됐습니다.
 
이행 추진 중인 권고안은 국가공무원법 등에 '불법 부당한 명령 거부권' 규정 신설, 세월호지원단 총괄 역할 강화·장기지원계획 수립, '유선및소선사업법' 개정 등입니다. 외국에 도입하는 선박 선령을 10년으로 제한하는 권고안은 중장기 검토 대상에 올랐습니다.
 
유가족들은 사실상 제대로 이행이 완료된 건 '해양재난 수색구조 체계 개선'뿐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4·16연대도 분석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조치 완료'로 분류한 항목도 기존 조치를 반복 보고하거나 추가 조사 없이 종결 처리하는 등 현실과 괴리가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반면 정부는 사참위 권고안 1건을 제외한 모든 권고안은 이행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가장 현실과 괴리감이 큰 항목은 '국가책임 인정, 공식 사과'입니다. 정부는 과거 대통령의 사과를 근거로 조치를 완료했다는 입장을 내놨는데요. 사참위가 요구한 국가 차원의 책임 인정과 인권침해 사과는 이뤄지지 않아 유가족들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이 밖에 선원 교육 의무화 등 일부 권고는 추진 현황마저 제대로 보고되지 않는 실정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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