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역성장에 오버행 우려까지…케이뱅크 '고전'
2026-04-03 14:55:49 2026-04-03 23:37:42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279570)가 어렵게 상장에 성공했지만, 주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인뱅 중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하면서 수익 구조에 대한 의심이 커지는 데다 상장 후 3~6개월 시점에 잠재 매물(오버행)이 시장에 출회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 주가는 최근 5000원 후반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공모가 8300원 대비 약 30% 낮은 수준입니다. 상장 첫날을 제외하면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시가총액도 3조원 중반대 목표를 지키지 못하고 2조원대 초반에 머물고 있습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순이익이 1126억원으로 전년(1281억원) 대비 12.1%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323410)와 토스뱅크가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반면 케이뱅크는 나홀로 역성장했습니다.
 
성장 동력도 약해졌습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의존하는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체 수수료 수익의 약 30%가 업비트에서 나올 정도입니다. 이런 와중에 가상자산 시장 열기가 식으면서 신규 고객 유입 속도가 둔화했습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기업 대출이나 디지털 자산 등 신사업 등을 통해 영업을 다각화하고 있으며 수익성 부분에 있어서도 성장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가 부진의 주요 요인 중 또 다른 오버행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오버행은 향후 시장에 풀릴 수 있는 잠재적 매도 물량을 의미합니다. 기관투자자나 기존 주주가 일정 기간 의무보유 확약을 지킨 뒤 주식을 팔고 시장에서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에 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합니다.
 
실제 케이뱅크는 상장 당일부터 매물 부담이 현실화했습니다. 2대 주주인 우리은행은 보유 지분 4493만1413주 가운데 753만6442주를 즉시 매각하며 약 658억원을 회수했습니다. 우리은행은 현재 3739만4971주를 의무보유 물량으로 묶어둔 상태입니다. 해당 지분은 약 9.22% 수준입니다.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는 시점 이후 추가 매각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주요 재무적 투자자(FI)인 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 베인캐피탈은 상장 당일 95만3786주를 주당 9081원에 매도해 약 87억원을 현금화했습니다. 
 
앞서 기업공개(IPO) 단계에서는 증자로 참여했던 FI 4곳이 총 3000만주의 구주매출을 진행했습니다. 참여 주주는 베인캐피탈, MBK파트너스(KHAN SS), 카니예 유한회사(새마을금고), 제이에스신한파트너 등인데요. 이들 FI는 1억972만주를 주당 6500원에 사들였었는데, 케이뱅크 최대주주인 비씨카드와의 계약에 따라 이번 구주매출로 주당 9300원에 해당하는 이익을 실현했습니다.
 
오버행 리스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게 문제입니다. 구주매출로 다 털어내지 못한 나머지 8000만주 가까운 물량이 시장에 출회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보호예수 해제 일정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6월에는 FI 보유 보호예수 물량의 절반이 먼저 풀립니다. 이어 9월에는 나머지 절반과 우리은행 보유 보호예수 물량이 해제됩니다. 6월부터 9월까지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물량은 약 1억1900만주입니다. 전체 발행주식의 약 29.3% 수준입니다. 일반 투자자 배정 물량의 7배를 넘는 규모입니다. 단기간 내 대규모 매물이 쏟아질 경우 주가 하락 압력은 불가피합니다.
 
우리사주 물량도 잠재 매물입니다. 케이뱅크는 공모 물량의 20%인 1200만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했습니다. 임직원은 352만1920주를 청약했습니다. 투자 금액은 약 292억원입니다. 일부 직원은 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청약에 참여했습니다.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손실 회피나 대출 상환을 위해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케이뱅크가 상장 이후 주가 부진에 시달리는 가운데 대규모 잠재 매물 부담까지 겹치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사진=케이뱅크)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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