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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24일 11:0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사모펀드(PEF)가 인수한 보험사들의 경영이 잇달아 실패하자 PEF 투자 방식의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MG손해보험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며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 수순에 들어선 데 이어,
롯데손해보험(000400) 역시 자본 건전성 악화와 수익성 둔화가 겹치면서 매각에도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한국금융지주(071050) 등 유력 원매자들은 수익 구조 다각화를 위해 보험사 인수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면서 PEF의 투자 실패가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직까지 롯데손보의 자본확충에 대한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롯데손보 매각이 1조원 안팎에서 이뤄질 경우 JKL파트너스가 투자 원금 대비 손실 가능성이 있어 매각 전 경영정상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최대한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롯데손해보험 사옥(사진=롯데손해보험)
단기 차익 중심 경영…몸값 하락으로 이어져
우선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 경영에 실패한 이유로는 단기 차익 중심 경영이 꼽힌다. 일례로 2021년 남대문 사옥 매각 등을 통해 단기 실적 개선에는 성공했지만, 장기적으로 고정비 증가라는 한계를 피할 수 없었다. 추가 자본확충 없이 사옥 매각으로 약 224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한 이면엔 수익성 악화가 이어졌고, 2023년부터 보험업계에 도입된 새 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되면서 보험계약마진(CSM)에 대한 착시 논란까지 뒤따랐다는 지적이다.
당시 사옥 매각은 아이러니하게도 2023년 도입된 신지급여력제도(K-ICS)를 앞두고 자본확충이라는 과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었다는 점이다. 사옥을 매각한 후 해당 건물을 다시 임차해 사용하는 방식을 취한 것이 단기적으로는 지급여력(RBC) 비율을 약 8.6%p 상승시키는 효과를 거뒀지만, 장기적으론 수익성 악화와 추가적인 대주주의 자본확충이 요구되는 방식으로 전이됐다.
수익성이 높은 장기보장성 보험 판매를 극대화하면서 CSM 문제도 불거졌다. CSM은 보험사의 미래 이익인 계약 서비스 마진으로, 보험계약 시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 가치를 의미한다. 해당 금액은 보험부채로 인식된 뒤 계약 기간에 걸쳐 상각되며 영업이익으로 반영된다. 다만 할인율, 해지율, 손해율 등 주요 가정에 따라 산출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보험사 간 비교가 어렵고, 이에 따른 이익의 질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실제로 실사 과정에서 매각가는 당초 약 2조원 수준에서 1조원 미만까지 급격히 떨어지기도 했다. 앞서 롯데손보 인수전에 나섰던
우리금융지주(316140)와
하나금융지주(086790)가 지난해 실사 이후 8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 수준의 인수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무산된 바 있다. 현재는
한국금융지주(071050)가 유일한 전략적 투자자(SI)로 남아있는 가운데 최근 시총만 놓고 보면 6000억원대 수준에 불과하다.
자본확충 없는 대주주 '한계'…건전성 악화하자 매각 선택
롯데손해보험은 IFRS17 도입 초기 공격적인 장기보장성 보험 판매를 통해 외형상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당기순이익은 2022년 -992억원에서 2023년 2856억원으로 급증했고, 보험수익성 역시 9.7%에서 28.4%로 크게 개선됐다.
그러나 문제는 CSM에 대한 착시 효과가 컸다는 점이다. 2024년 말 기준 CSM 잔액은 2.3조원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해지율 가정 변경 영향으로 4224억원 규모의 감소가 발생했고, 2025년에도 추가로 약 1400억원이 줄어드는 등 변동성이 크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회계상으로는 2024년 당기순이익이 242억원 흑자였지만, 보수적인 기준으로 잡을 경우엔 오히려 329억원 적자라는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분석이 뒤따랐다.
자본건전성도 빠르게 악화됐다. 2024년 말 기준 K-ICS 비율은 125.8%로 업계 평균(약 203%)을 크게 하회했으며, 기본자본지급여력비율은 -1.6%로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에 근접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자기자본 역시 2023년 1조3017억원에서 2024년 7942억원, 2025년 3월 기준 5056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연간 실적도 마찬가지다. 롯데손보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47억원, 51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약 108%, 당기순이익은 약 112% 상승했다. CSM 규모는 약 2.5조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K-ICS 비율은 159%까지 상승했지만, 여전히 업계 평균을 밑돌고 있다. 올해 2분기 예정된 계리실무표준 도입 등이 적용될 경우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당국이 기본자본 권고치(50%)를 충족하기 위해 롯데손보 대주주인 JKL파트너스 측에 요구한 증자 규모는 약 1.2조원이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해당 비율이 –16.8%로, 자본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롯데손보의 기본자본 확충 계획이 경영개선계획 승인 여부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 JKL파트너스는 별다른 계획을 내놓고 있지 않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롯데손보가 당면한 문제는 제도변화에 따른 보험손익 변동성도 있지만, 사모펀드가 대주주라는 특성상 자본확충이 아닌 매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식 때문에 불거진 면도 있다"며 "금융위에서 경영개선계획을 승인하지 않은 것도 결국 증자를 하라는 뜻 아니겠나"라고 전했다.
보험사 매물 쏟아지자, 한투지주 등 전략적 투자자 '줍줍' 기회
한편 보험사 M&A 시장이 원매자 우위 구도로 재편되면서 전략적 투자자(SI)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을 중심으로 한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보험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어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향후 보험사들의 몸값은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매물이 동시다발적으로 출회되면서 가격이 낮아진 데다, 자본확충 부담까지 감안할 경우 기존 대비 큰 폭의 할인 인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JC파트너스가 최대주주인 MG손보의 경우엔 예금보험공사 측에서 5000억원에서 추가로 구직지원금 명목으로 최대 8000억원가량의 자금을 지원할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KDB생명도 과거 KDB칸서스밸류의 사모펀드 존속기간이 15년을 넘겨 만료되면서 청산을 위해 직접 최대주주가 될 수밖에 없었던 과거가 있다. 2014년부터 6차례 이상 매각을 진행했지만 번번이 실패한 가운데, 올해에도 매각에 실패할 경우 MG손보와 같은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M&A 업계 관계자는 "가격 협상력만 놓고 본다면 원매자 쪽으로 넘어온 상황이 맞다"라며 "자본력이 있는 금융지주들이 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선별적으로 매물을 검토하고 인수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전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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